[수연]2023년 2월 15일 수요일 작년 이 맘 때쯤 갔던 제주

아서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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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무치게 떠나고 싶은 요즘, 사진첩을 들추어 보니 조금 시일이 다르긴 해도 작년 요맘 때 쯤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쉽지 않았던 여행이지만, 사진 속 우리는 행복하니 행복 한 척 공유해보겠습니다. 제겐 화면에 뜬 사진만 봐도 들리는 목소리들과 펼쳐지는 풍경이 있으니까요. 


이러한 유형, 즉 k-장녀 와 부모님의 여행은 가이드가 필요 없는 편이죠. 이 여행 전에도 너무 여러번 가이드 처럼 여행을 한 탓에 사실 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백수 딸래미에게 선택권은 .. 없다.. 가이드 안 해도 된다며 도착하자마자 밥 먹고 떠난 곳은 오름이었습니다. 무슨 오름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별빛 야간 오름 트립' 을 예약한 어머니를 따라.. 구름이 가득 낀 오름에 올랐지만, 별은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오름의 평평한 곳에서 잠시 돗자리를 펴고 누워 고요한 오름에서의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과 따뜻한 핫초코는 기억에 남습니다. 어찌 되었든 오름을 야간에 등반하는 건 꽤 특별한 일이었죠. 그러나! 저는 언덕부터 시작한 모든 '등반'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간 김이 있긴 합니다... 


저는 부모님을 '명예 이탈리아인' (이하 명탈리) 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커피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취향은 대단합니다. 제 영향도 있기야 하겠지만, 이탈리아에서 맛 본 에스프레소를 잊지 못하는 그들과 함께 하는 카페투어는 그나마 저의 위안이죠. 융드립 데미타세가 궁금해 '구씨 커피로스터스'를 방문했습니다. 동포트와 융 필터를 사용한 데미타세 용량의 아주 진한 커피, 음미하는 그들의 모습,, 다행히도 통과였습니다. 제가 가고싶어서 고르는 카페지만 저는 늘 그들의 반응을 잘 살펴야 합니다. 다행히도 '경험' 하는 것에 열린 마음을 가르쳐 준 사람들이기에, 취향이 아닌 것은 유연히 지나갑니다만.. 자꾸만 더 좋았던 곳을 거론하는 아빠와의 대화는 지양하고 싶습니다.. 아, 저는 이 곳 추천드릴만 합니다. 보고 듣고 맛보고 향을 즐기는 여러감각의 새로운 경험이 될 거예요.



흡입하느라 음식 사진이 없습니다. 그만큼 맛있었다는 이야기겠죠? 무족권 콩국수 드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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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아마 세화였던 것 같은데요.. 섭섭하니까 제 사진도 넣어보겠습니다.

제주바다 말해 뭐 합니까.. 예쁘고.. 아름답고.. 사람많고.. 예쁘고.. 푸르고.. 다채롭고.. 했습니다...



떠올리니 제주 참 좋았네요. 그리고 제가 꽤 낡고 살쪘네요.. 슬프다.. 항구도시에 살면서 바다 본 지 참 오래되었다 싶습니다. 낭만이라 부르짖으며 생떼 부렸던 것들이 일상에 침몰 되어 그리워하지도, 떠올리지도 않은 날들로 사라져가는 것도 서글픕니다. 떠나고 싶으면서도 여력이 없어 주춤거리는 나의 모습과 바다에서 웃는 내 모습이 너무 달라보여 부럽기까지 합니다. 채암나. 어떻게든 시간은 지나가겠죠. 다시 마주하는 날이 온다면 더 큰 낭만으로 나를 반겨주기를 바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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