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호]2019년 4월 29일 월요일 - 보름이 하루였다

명호
2019-05-03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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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이 하루였다. 겨우 준비를 마치고 30일 오전 9시 59분 32초에 접수를 마쳤다. 접수를 마치고 내용 일부가 누락된 파일을 제출한 것을 알았지만 늦었다. 그렇게 '청년들이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용역에 지원했다.


공장공장은 이 용역에 계속 지원을 할까 지원하지 말까 고민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고,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더 결정을 못 내렸다. 공모에 들어간다고 하기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만 계속, 계속 이어서 했다.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준비에 체력을 써야 하고 작은 기업이 그런 체력을 쓰고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크고 작게 흔들릴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라는 난해한 이름으로 구성된 이 용역. 망설인 이유는 넉넉하게 살피면 세 가지 걱정 때문이다. 용역 공고는 3월 18일에 나왔지만 4월 12일 부산에 있던 밤에도 아직 공장공장은 참여하겠다는 결정을 내리지 못 했다.


첫째, 이 용역은 9억 원. 9억 원짜리 용역을 하려면 최소 9억 원이 있어야 한다. 선금으로 받거나 어떻게든 만들 수 있겠지 따위 고민들이 2018년 내내 거의 고름이 생길 만큼 어려움을 만들었기에 그 상황을 다시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다양한 경로를 모색하면서 수주를 하게 된다면 그 재정적인 부분은 도움을 주겠다는 확인을 받고 제안을 넣기로 결정했다.


둘째, 공공과 협력하더라도 예산을 공간 조성 등에 투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없었다. 프로그램으로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 비용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필요한 공간을 스스로 다시 조성해야 한다는 것인데, 만만찮은 비용을 빚으로 다시 안기엔 부담이었다. 2018년에 공장공장이 자부담했던 비용이 거의 2억 5천만 원에 가깝다. 좋다, 어차피 공장공장이 직접 조성을 할 공간에 일부 녹이는 것으로 타협을 하기로 했다.


셋째, 작년 시민 주도 공간활성화 프로젝트 용역을 수주하면서 '괜찮아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걸 누구나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망설였다. 운이 좋아서, 공감대를 형성해서 수주를 하더라도 편파적이라거나 부당한 접근이 있을 것이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을 우려했다.


고민을 거듭해도 공장공장은 지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8년 단 6개월 간 작은 마을, 작은 사회를 지방 도시에 만드는 일은 쉽지 않고 처음부터 가능하지 않았다.  2년도 1년도 아니고 6개월만에 가능하게 만드는 일은 말이 되지 않는 걸 누구나 안다. 사람들이 거의 서른 가까이 함께 살고 있는데 당당하게 약속했던 '괜찮아마을' 다음을 그려낼 여력이 공장공장엔 부족했다. 지금도 없는 예산을 덜어내어 모임을 열고 관련 인력을 고용하고 있지만, 어디에서도 지원은 없다. '괜찮아마을'은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다음이 없었다. 모르겠다, 행정안전부가 원하는 계획 말고 어차피 진행할 계획으로 공장공장이 멋지게 해낼 수 있는 계획으로 제안하자.


부산에 다녀오고 며칠 뒤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 시기부터 고민을 본격적으로 했다. 2018년 내내 고민했던 내용들을 더 채우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했다.


깡깡이예술마을에 갔다. 이야기를 했다.


부산에 다녀오고 며칠 뒤 채식 식당 '최소 한끼'가 열었다.


얼마나 기다리던 식사인가. 얼마나 맛있고 건강한 마음까지 드는지 모른다.


거의 매일, 새벽 다시 새벽까지 고민하고 채웠다.


답답하면 바다를 보면서 마음을 회복했다.


이 귀여운 메뉴판. 


이 귀여운 설명과 그림.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고민, 고민, 고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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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보다 훌륭한 스승은 없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은 했지만 역시나 매일 매일, 특히 이곳에서는 항상 새롭게 체감됩니다. 작년의 그.. 시간들이 있기에 올해 지나고 있는 시간들이 가능한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