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2019년 6월 11일 화요일

황일화
2019-06-11 23:10
조회수 53

또라이.



초등학생 황일화..

하굣길에 횡단보도에서 초록 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갑자기

“나현이가 니 또라이라던데.”라고 말했다.

                                                                                  

그 또라이…

라는 날카로운 단어에 충격을 받았던 게 아직 선명하다.


아.. 아무리 생각해도 초등학생 때는 엄청 심하게 조용했는데… 아닌가… 맞는데…

그 친구가 나의 어떤 가능성을 봤던 건지… (너무 궁금해)


생활기록부 보면 다 막… 너무 조용하다고 써 있던데…




십 몇 년이 지나,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생이 말했다.

“진짜 언니는… 내가 아는 또라이 중에서도 최고야.”

휘어지는 눈꼬리를 붙잡아가며 이렇게 대답했다.

“에이 내가 그 정도는 아니지.. 진짜가. 진짜로? 진짜?”

그 말이 칭찬으로 들리는 내가 나도 당혹스러웠지만 어쨌든 나는 뿌듯했다.




전에 만나던 사람은

아무리 봐도 내 적성은 코미디언이라고 했다.

자꾸 시험 보러 가자길래,

그런 사람들은.. 갖고 있는 끼의 양 자체가 나 같은 일반인과는 아예 다르다고 말했더니

그냥 문 열고 들어가서 자기한테 보여주는 모습 중 한 가지만 보여주면 무조건 합격이라고 그랬다.




그리고… 이제는

내 친동생과, 정말 친한 친구들과 연인 앞에서만 나오던 그 끼가

그 돌끼가…

조금씩 조금씩… 쉽게 툭툭 나오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게… 나이 드는 걸까?




스물 한 살 때 인가, 나의 돌끼를 잠깐 엿본 어떤 학교 선배가

엄청 웃으면서 너는 커서 정말 멋진 여성이 될 거라고 그랬는데.


선배님.. 잘 지내시나요.

저 이렇게 멋지게 자랐어요…


...




숫기라고는 0.1도 없는 황일화가

드립이 아닌 말보다, 드립인 말을 더 많이(?) 하고

숨쉬듯 장난을 치고

말도 안 되는 사진을 찍는 부또황이 되기까지..


물론 스스로 거듭된 훈련을 하기도 했지만...

그 전에 위대한 스승이 한 분 있었다.


와.. 전개 무엇... ㅋ




그의 존함은 이 로 자 운 자. 

스스로를 로운 리 라며 Lonely라고 부르던 그는

나와 빵집에서 알바생 동지로 만났다. 

토요일, 일요일마다 12시간, 13시간씩 알바를 했다. 

그러니까 나는 한 주에 25시간 동안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은 것이다. 

한 반년을 그에게서 수련을 받았다.


그는 열심히 설거지하고 걸레질하는 나를 “콩~쥐야”하고 부르곤 했고, 나는 그를 팥쥐 언니라고 불렀다. 

팥쥐 언니에게는 약간의 강박증이 있었고, 나도 그러했기에 우리는 그 빵집을 미친 듯이 청소해댔고, 고로 우리는 서로 좋은 동료였다. 

아니 이게 아니고.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드립이었다. 

(…지금 나잖아…?) 


그래서 나는 그 한 마디 마디에 웃음이 터졌는데, 

그는 내가 웃을 때마다 빵에 콧물 뿌리지 마라며 주의를 줬다. 

그는 드립을 칠 때 눈을 웃기게 떴는데, 지금 생각하니 내가 요즘 많이 짓는 그 표정이다. 

소름.

 아. 스승님… 저는 모르는 새 스승님화 되어가고 있었군요…ㅜㅜ 그립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attitude를 가르쳐줬다. 

드립을 칠 때는, 절. 대. 수줍어하거나 자신 없어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나는 그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겼다. 

그리고 진정한 도라이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 나도 이 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돌겠네.


음~ 스승님과는 언젠가부터 연락이 끊겼다. 

근데 분명 지금 내 모습을 보면 무척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다. 

분명…




스승님 이후에 (정말 강렬한 도라이를 딱 한 번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스승님만큼 멋진 도라이와 함께하지는 못했는데. 

근데. 

내 주변의 그대들. 

보면 볼수록…




만약 그대들 눈에 내가 별로 도라이 같지 않다면,

그건 그대가 훨씬 더 강력한 도라이라는 뜻이며… 


본디 도라이는 도라이를 알아본다고 하였는데, 

내 눈에 그대들 하나 하나가 다 내 동지로만 보이니… 

허허… 이곳이 바로 도라이 판이로구나~. 


아니 나는 아닌데라고? 

잘 생각해봐… 

유유상종이라는 단어를… 


그리고 혹시 내가 당신에게 한번이라도

 “Damn~”이라거나 

“멋져” 라고 말했다면… 

그건 바로… 

당신에게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 

 

것!!!!!!!




하. 

잡혀가기 전에 오늘은 여기까지만..

역시 일기는 집에서 써야 하나 봐. 

어젠 너무 정상적으로 썼어..



자 이제 진짜 그만.


끌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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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일 읽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재 부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정확한데? 도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제 3항에 나오지요!
제 1항 : 우리 주변에는 일정수의 도라이가 늘 존재한다.
제 2항 : 모두가 조금씩 도라이거나 혹은 몇명이 특출난 도라이로서 그 일정 질량을 늘 보존한다.
제 3항 : 내 주변에 도라이가 한명도 없다고 느껴진다면 늘 보존해야 하는 그 모든 도라이질량을 가진 도라이는 바로 "당신"이다. (it's you!!)
일화의 도라이스승님 한번 뵙고 싶네요~ ㅋㅋㅋㅋ 그리고 스승님이 알려주신 드립을 칠 때의 애띠튜드는 동우씨가 좀 배워야겠네~ ㅋㅋㅋ
이롸의 일기 넘 재밌다리~~~~~ 명호씨의 댓글에 찬성합니다리~~~~ 연재! 연재! 연재! 도래이가 아닌 천재작가 부또황이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