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9일 수요일 -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moto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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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에서 기획으로 커리어를 바꾼 지 29일차. 

아직 자신을 소개할 때 '기획자'라고 말하기가 어색하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조금 부끄럽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기획이 맞나? 하는 생각 때문일까. 

기획이 끝난 프로젝트의 실행 단계에 투입이 되어 홍보 콘텐츠 작성, 행사 보조 등 운영 실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 것도 같다. 


물론 신입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기획에 투입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신입은 복사기 앞에서 회의자료 복사부터 하는 법(앗, 너무 꼰대같나). 

그런 시기라고 생각하고 배우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중 호텔 리뷰어이자 덕업일치를 이루신 체크인님이 회사에 강연하러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제는 무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버는 성공 전략'. 

주제를 들으니 내가 왜 기존 커리어를 내려놓고 기획에 도전했는지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해보겠다고 회계라는 커리어를 내려놓고 기획자에 도전했다. 

조건이나 상황을 생각했을 때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더 이상 버티면서 살고 싶지는 않았다. 기왕이면 좋아하는 일 또는 좋아하는 영역에서 일하며 의미 있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하기 위해 낯선 땅 목포로 왔다. 


그런데 나는 왜 자신을 기획자로 인정해주지 않을까? 

왜 자신을 기획자라고 소개하지 못할까? 


남들의 인정은 차치하고 우선 내가 나를 인정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한 결심을,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기로 한 용기를 인정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강연 시작 때 참여자들의 자기 소개 시간에 나를 이렇게 소개했다.


"회계 일을 하다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9월부터 기획자로 일하게 된 김혜원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고 싶었다. 

말에는 힘이 있다는 말, 나는 이 말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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