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2021년 11월 1일 월요일 / 돌아온 월간보리 10월호

보리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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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고 회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도저히 적을 수 없었던 월간보리를 오랜만에 적어본다.
마지막 월간보리는 4월이었다. 근 6개월만에 적는다니 믿기지가 않는..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네..
어쨌든 월간보리를 적을 만큼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다행으로 여겨진다.

10월의 첫 날은 집ㅅ씨에서 마파두부를 먹으며 시작했다. 집ㅅ씨의 마파두부는 정말..너무 맛있어서, 그 주에 두 번이나 먹으러 갔다. 

집ㅅ씨 뒷 골목을 따라 조금만 더 가면 나오는 허트를 여러 번 갔다. 원래 커피를 잘 마시지 않고, 즐기지 않는데 이곳 덕분에 커피를 종종 마시게 되었다.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항상 드립커피를 주문해서 그런지 이제 내가 가면 '드립커피시죠?'하고 주문을 넣어주시는 사장님..나름 단골이 된 걸까..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0월에는 아버지 칠순을 맞아 오랜만에 제주에 가기도 했다. 예전에 살았던 동네인 세화에서 이틀을 머물렀다. 

여전히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작은 동네 세화! 옛날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가족들과 함께 다시 갈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우도에 한번도 안 가보셨다는 부모님을 모시고 우도에도 갔고, 

눈 부시게 아름다운 바다를 실컷 보았고, 

제주, 그리고 10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새별오름에서 억새도 실컷 봤다. 

제주에서 많은 음식을 먹었지만 가장 맛있었던 것은 고등어 회. 횟감을 지키는 고양이도 보았다..

제주에서의 일정이 끝난 후, 입사 이래 처음으로 디지털노마드를 시도하며 강릉에 방문했다.
강릉은 전 동료이자, 현 친구인 소중한 리오가 있는 곳!

리오네 집에서 길게 머무르며 일과가 끝난 밤에는 밤 바다도 가고, 

아침 시장에 가서 싱싱한 과일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를 사기도 하고, 

회도 먹었고, 술도 마셨다. 머무르는 내내 비가 내리고 추운 바람에 강릉 지역의 많은 곳을 다녀보지는 못했지만 이 자체로 충만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보고싶었던 리오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고, 헤어질 때는 어김없이 아쉬웠던. 

그리고 목포로 돌아왔다. 뮤지엄페어를 끝낸 공장공장 사람들. 함께 커피를 마시며 뒷 이야기를 듣고, 보리마당에 올라 서로를 토닥이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반짝반짝 1번지에는 점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관으로 촬영팀도 몇 번이나 다녀갔는데, 어느 날엔가에 장민호 씨의 사인을 받고 기뻐하는 동우 씨의 모습. 어머니와 장모님께 드릴 사인을 받았다고 한다. 

옥상에서 통화하는 영범의 모습. 10월에는 영범이 '미치겠네', '돌겠네', '미쳐 돌겠네'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 힘내요..

10월의 목포는 참 아름다웠다. 일하다가 지치면, 하늘을 보러 옥상에 올라가곤 했다. 

명호 씨와 면접을 진행하며 간단한 목포 투어를 두어번 했는데, 늘 날씨가 맑았다.

좋은 분과 함께하고 싶다. 아,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지..근데 좋은 사람이라는 건 뭘까..? 단순히 좋은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하우스메이트인 숙현이와 종종 산책을 나가는데, 이날의 풍경도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바다와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정자에 이렇게 좋은 의자가 놓여있었다. 숙현이와 앉아서 오래오래 풍경을 감상했다. 

아름다운 털 색깔과 녹색 눈동자를 가진 고양이를 보았고, 

약간 무서운 것도 봤다..

명호 씨와 순천으로 출장을 갔다. 입사 이래로 첫 출장! 

명호 씨와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두 끼의 밥을 함께 먹고, 많은 이야기를 했다. 

지나간 것만 같은 인연들을 다시 만나기도 했다. 10기로 여름에 다녀간 주민 구마 님이 목포를 다시 찾았다. 그리고 나나도 함께 만나서 함께 식사를 하고, 보양빌라에 초대해 영화도 봤다. 즐거웠던 시간!  

그리고 지난 월간 괜찮아마을에서 랜선 여행 때 함께 한 조이 님을 다시 만나 함께 수묵 비엔날레를 보기도 했다. 

아쉽게 떠나가는 것도 있다. 술이 생각나면 어김없이 찾아갔던 핫토리..1년 간 서울로 가신다고. 

영업 마지막 날 찾아가 숙현이와 '우리 이제 술 어디서 먹지', '집에서 먹자' 같은 대화를 했다. 

정든 사장님들과 함께 사진도 남겼다. 핫토리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안주로 즐겁게 술을 마셨고, 좋은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었고, 솔직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 서울에서 만나요, 핫토리! 

당장은 아쉽지만, 흐르는 것을 붙잡지 않고 지내다 보면 이런 순간도 마주한다. 그리웠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 서울로 간 츤츤과 뚜요미가 목포에 왔다. 10월의 마지막 날, 그들과 함께 보성을 다녀왔다. 

처음으로 녹차밭을 보았고, 

그들과 함께 웃으면서 녹차밭 사이를 뛰어다녀 보았고,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그동안의 회포를 풀기도 했다. 각자가 사는 모양은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며 품고 있는 마음은 같다는 것을 확인했던. 그래서 감사했던 10월의 마지막 날. 

11월은 또 어떻게 흐를까..어떤 풍경으로..어떤 모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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