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4일 화요일 - 바그다드 카페, 쇼생크탈출, 그리고 유토피아

moto
202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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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콘텐츠는 다시 보는 편이다. 드라마도 종종 정주행하기는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잘 못하고, 주로 영화를 다시 본다. 


다시 보는 영화로는 <쇼생크탈출>이 압도적인 1위고, 그 다음은 <안경>이나 <피아니스트>,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웰컴투 동막골>, <왕의 남자>,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등이 있다. 다시 보는 영화 중에 <바그다드 카페>가 있다는 건 얼마 전 들렀던 파스타 가게에서 떠올랐다. 벽에 작은 포스터가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1987년에 개봉한 영화를 알게된 건 아마 유명한 삽입곡 ‘Calling you’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떠한 정보도 없이 보게 된 <바그다드 카페>는 종종 생각나서 다시 꺼내보는 영화가 되었다. 삶과 사람에 찌든 두 사람이 우연히 바그다드 카페라는 외진 곳에서 만나 조금씩 마음을 여는 이야기. 엄청난 클라이막스나 갈등, 살인이나 치정이 없어도, 아니 그래서 좋은 영화였다. 고요하고 잔잔한 이야기, 그래서 더 여운이 깊은 이야기. 나는 여유롭고 잔잔한 것을 사랑하는 성품이기에, 그러해 보이는 로컬의 생활을 꿈꾸었나보다. 



로컬에서의 삶이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처럼 고요하고 잔잔하고 여유로운가 하면,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다. 나는 더 성장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도시에서만큼 치열하게 살고 있다. 커리어를 바꿔서 갑자기 레벨 1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더 그렇다. 이상향은 저 멀리 있는데 나는 굼뜨다. 



마음이 답답해져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쇼생크탈출>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린다. 푸르고 광활한 그 바다를, 그의 손으로 만들어낸 유토피아를. 유토피아란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어딘가에 있을 나만의 유토피아를 꿈꾼다. 하늘의 별 하나 지표 삼아 걷다 보면 언젠가 도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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