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공장]2019년 1월 28일~30일, 공장은 잠시 쉬어간다

김민성
2019-01-31
조회수 1111



공장공장의 권장 휴가 기간이 정해졌다.

사람들은 다들 비행기표, 기차표를 예매하고

각자의 휴가를 즐기기 위해 떠났다.

남들이 쉴때 안 쉬면 괜히 아쉽다.

그래서 나도 경기도 어딘가에서 호캉스를 즐겼다.


사실 호캉스를 가려던건 아니었다.

처음엔 나도 여행을 가고 싶었다.


일본, 대만, 치앙마이 등 각양 각색의 휴가지들을 향해가는 사람들을 보며

여행을 참 좋아하는구나 싶다가도 나도 남들이 쉴 때 제대로 쉬어볼까란 생각이 들었다.

남들보다 다소 늦게 알아보기 시작해서 자유여행 계획을 짤만한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패키지를 알아봤는데 예약을 너무 늦게 알아본터라 마감된 여행 상품이 많았다.


가격대도 비싸고, 시간대도 맞지 않았다.


눈에 들어왔던 여행지는 만만한 일본, 그리고 가보고 싶었던 대만.

그런데 일본은 요즘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역사논란도 논란인데 요새는 바다 위에서 하도 시끄럽다. 가격도 쓸데없이 비쌌다.

무튼, 일본은 마음에 안든다. 패스.

대만은 시간대도 없었거니와 패키지 특유의 빡빡한 일정, 높은 가격이 선택을 꺼리게 했다.


좀 현자타임이 왔다.

나는 쉬기 위해 여행을 가려고 하는건데 왜 여행을 위해서 이렇게 고민을 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건가.

그래서 그냥 숙박 어플을 켰다. 경기도 아무데나 찍고 마음에 드는 호텔에 묵기로 했다.

왜 서울이 아니었냐면, 서울은 호텔값도 쓸데없이 비싸고 사람도 많아서 싫었다.

경기도의 대도시는 인구가 많고 관광호텔도 꽤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었다. 교통도 편리했고.


어차피 주말내내 서울에서 일이 있어서 서울에 계속 있었어야 했다.

그래서 일주일치 짐을 캐리어에 넣고 서울 친구집에서 2박을 한 뒤,

경기도에 내려와서 호캉스를 즐겼다.


친구들도 만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분위기 좋은 까페에서 수다를 떨고,

컴퓨터를 하고,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고 노닥거렸다.


사실 나는 여행을 가서 뭘 보더라도 크게 감흥이 없는편이다.

내가 여행을 할때 이토록 무심한 성격이라는건 꽤 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체득한 결론이었다.

사람사는데는 다 비슷비슷하고 인간은 빠르게 적응한다. 풍경은 눈에 익어들어가고 금새 익숙해진다.

그래서 여행은 함께 가는 사람이 중요하다. 굳이 목적성은 없어도 되지만 만나는 사람과 경험은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살아가는것 자체를 여행으로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호캉스는 꽤 편하고 유쾌하긴 했지만 글쎄, 새로운 경험에는 다소 실패한 듯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여행이 궁금하다.

다들 보고싶다. 다들 어떻게 놀았는지 궁금하다. 어떤 경험들을 했을지.


p.s. 그런데 뭔가 불안하다...

이 달콤한 휴가가 끝나고나면 할게 많을 것 같다.

하지만 곧 설날이니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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