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2019년 6월 4일 우리 2년에 관한 다섯가지 이야기 #2

홍감동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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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6일 목포항에 정박한 페리의 엔진 진동을 처음으로 느꼈고,
그 진동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 가슴이 뛰었다.
아마도 그 날이었던 것 같다. 이곳에 살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2019년 6월 6일. 2년이 지난 이 날.

다이어리를 쓰기 위해 달력을 본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목포에 내려온 2년의 시간 속에서

예열을 시작한 엔진이 잘 돌아가는지, 아니 꺼지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기로 한다.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다섯 가지 질문을 하나씩 던져보면 어떨까.







두 번째 질문. 왜 하필 목포에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그러면 나는 역으로 질문자분께서 다시 여쭤본다.






"선생님께서 만약 결혼을 하셨다면, 

왜 하필 지금의 배우자일까요?"

라고 여쭤보면, 

왜인지 보통 그러면 ‘아…’라고 이해하며 질문을 넘어간다. 


이 질문의 이면에는 질문자분께서 혹시 목포에 살아볼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찾기 위해서, 

또는 자신이 사는 도시와 목포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비슷한 질문으로는,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어떤 도시가 제일 좋았어요?’가 있다.  





나는 2년 전 오늘. 목포와 사랑에 빠졌고,

사랑에 빠지는 것에는 보통 논리적인 이유가 없다. 

세상 모든 이성을 만나보고 대상을 점수를 메겨서,

 최고점의 상대와 만나는 것이 아니니까.



첫 눈에 사랑에 빠지는 경우까지는 아니어도,

보통은 여러 조건에서 이 사람 괜찮네 라고 하는 수준에서 사랑의 필요조건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수준을 넘는 대상 중에서 

특별한 ‘로맨스’가 있는 경우에 사랑할 이유는 충분해진다.





나에게 목포가 그러했다.

전국일주 여행을 몇 년간 하면서 수많은 도시들이 이미 나의 수준을 훨씬 넘었다. 

목포도 그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2년 전 이때 목포와 로맨스가 시작되었다.



강시인 님이 우진장으로 우리를 초대한 것이다.

전국의 섬을 찾아다니는 시인 님에게 필요한 공간은 어차피 한정적이다.

그러니 나머지 공간을 마음껏 (기간, 사용, 비용 적인 면에서) 사용하라고 했다. 

그것이 첫 번째 로맨스였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로맨스에 다른 이유를 붙이기 시작한다. 

좋은 이웃, 아름다운 풍경, 맛있는 음식, 고즈넉한 골목, 지척의 숲과 바다… 



어쩌면 사실은 어디에도 있는 것들을,

여기에만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딱히 로맨스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것이 이유였다.

딱히 목포가 다른 도시와 비교해서 유난히 좋았기 때문도 아니었고,

우리가 꼭 목포만을 살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도시재생 같은 것은 별로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나는 내가 괜찮아졌으면 좋겠고, 

우리가 괜찮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전부였다.



혹시 자신의 도시에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은 분이라면,

나는 내가 가진 무엇을 조건없이 제공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면 좋겠다.

사람 하는 모든 일에 사랑 없이는 알멩이가 없는 것이라면,

사랑이란 조건없는 베풂이 아니었던가.

7 7
동우씨 일기의 마지막 구절이 마치 성경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 사랑이 없는 일은 알멩이가 없는 것! 저도 다시 깨닫게 되네요.
사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엄청 거창하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누군가가 괜찮았으면 하는 마음도 어찌보면 사랑인거죠. 그 사랑에서 출발한 일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모았고 함께 살게 했구나 생각하니 이게 기적이 아니라면 무엇이 기적일까 싶네요~ 그 마음! 칭찬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마음을 실천으로 옮겨 주어서 참 고맙고 늘 고마워요 ^^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하는 말에 공감하는 요즘인데, 조건 없는 베풂은 정말 최상위의 사랑 같아요. 아가페 럽~~~홀리홀리해~~~
목포에 내려와서 지금까지 저는 제 괜찮음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괜찮아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것을 이어나가는 일을 돕기 위해 왔지만 그 안에 제 괜찮음은 없었고 또 제 괜찮음이 목적도 아니었으니까요. 동우 씨 다이어리를 읽어보니 사랑이 없어서 그런갑다 싶기도 하네요..
사람들은 많은 궁금증을 다양한 이유를 들어 묻곤 하지만, '그냥'일 때가 많아서 자꾸 이유를 만들게 되는 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지요 ㅎㅎㅎ
I ♥︎ M P
무언가에 사랑에 빠진다는 건 쉽지 않은 일 같아요. 사랑에 빠진 당신이여 일하라~ 으하하하하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사랑에 빠진 사람을 지켜보는 건 기분이 좋아요?
역시...사랑이 최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