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4일 목요일, 요즘의 생각들

혜성
2021-06-24
조회수 748




# 라디오를 들으며 

퇴근 후 뭐할까 싶은 저녁 시간, 잠들기 전 생각이 무거워지는 시간, 세탁기를 돌리는 주말 시간에는 라디오가 딱이다. 생각 없이 듣던 라디오에서 귀를 사로잡는 문장을 만나거나  ‘맞아, 이 노래’ 싶은 기억 속 노래를 전달받는 순간 느끼는 마음의 동요가 좋다.  요즘 최애 채널인 멜론스테이션의 ‘영화& 박선영입니다’를 듣다 곱 씹히는 멘트를 만났다.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두에게 친절해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그저 바라보면 된다'

영화 원더를 소개하며 읊어준 대사를 들으며 생각했다. 

맞아. 사람은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저마다의 시간을 견뎌내. 자신밖에 모르는 치열함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주변인에게, 나는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어.



# 도서관에서 


책을 좋아했다. 그러더니 언제부턴가 내가 읽는 책의 장르가 나의 상태를 대변했다.  

직장 일로 스트레스가 널뛸 때는 심리학 도서를 많이 읽었고, 연애가 뜻대로 안 풀릴 때는 남성 작가가 쓴 연애개발서를, 상상력이 부족하다 느낄 땐 억지 상상을 쥐어 짜내야 하는 판타지 소설을, 폭발 직전 컴다운이 필요할 땐 시집을… 그렇게 조건부 독서를 하고 또 하며 슬슬 책과 멀어졌다.   .......다 필요없자나. 이런 교과서적인 말은 나도 하겠어!! 나한텐 안 통하잖아!!! 집어치워!!!! 그랬다. 

그냥 읽으면 됐는데 뭘 그리 아등바등 얻어내려 했을까.  다시 편안하게 책을 접해야겠다. 도서관 가는 길이 예뻐서, 그 책이 내 눈에 띄는 곳에 있어서, 표지에 끌려서, 작가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독서의 이유에 관대해지려한다. 내가 너무 계산적이었다. 



# 버스에서

요즘 버스로 출퇴근을 한다. 버스 안팎의 풍경이 일부는 새삼스럽고 일부는 신박하다. 

예컨대 출근길 버스에서 마주한 교복 무리가 새삼스러웠다. 더디지만 복귀 중인 일상은 다시금 새로웠다. 반면 ‘오… 신선해! ’하는 순간은 버스 기사님이 선사했다.  그 기사님은, 반대차선의 버스와 마주할 때, 

차창 밖으로 손하트를 날렸다. 잘못본 줄 알고 기사님만 집중해서 봤는데,  진짜로 손하트였다… 세상에나. 별다를 거 없는 일상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으며 생각했다.

역시, 표현하는 마음은 따수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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