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6일 화요일 [입 터졌어요]

김수빈
2021-03-16
조회수 1098

열심히 건강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하는데 안될 때도 있습니다. 요즘이 그렇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교수님 추천으로 책 <완공>을 읽게 된 후 체인지 그라운드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빡독 프로그램을 참여하고 빡독x 프로그램을 파주와 대학 내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비교적 최근 빡독 플랫폼이 따로 생겨서 환경 설정을 위해 활용했다.  열정이 넘치는 첫 날 새벽 5시 기상과 1시간 빡독에 성공했다. 이후 2시간을 더 집중해서 독서하고 출근했는데 기분이 좋았다. 오후에 피곤함이 몰려오기도 했지만 오전에 내가 중요시하는 내 일을 하니 퇴근 후의 시간은 보너스 같았다. 


다음 날도 해보기로 다짐했지만 그렇게 다짐만 반복하기를 몇 번... 지금까지 딱 한 번 성공했다. 그런데 이런 내 이야기를 듣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하나같이 비슷했다. 

"그래도 한 번을 한 게 어디야~! 잘했어!" 

전혀 예상 못한 반응에 조금은 놀랐다. 지속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한 번 성공한 것에 대해 이렇게 인정해주다니 놀라웠다.  고마웠다. 


내 방 상태를 보면 내 상태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내 방은 굉장히 더럽다. 지키려고 하는 루틴을 많이 내려놓았을 때 이러하다. 지금 이 순간도 편하고 좋은 점이 있지만 내가 분명하게 아는 건 루틴을 지켰을 때 훨씬 더 좋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시간의 가치를 잊곤 하는데 루틴을 지켰을 때 그 시간을 꼭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슬슬 그 가치를 알고 삶으로 살아가길 바라서 최근의 행적을 이곳에 툴툴 털어놓고 가려 한다. 그 행적이라 함은 먹방이다.


3월부터 밥계 모임에 들어왔다. 원래 혼자 먹는 거에 익숙한 사람이라 점심 시간이면 보양 빌라에 가서 밥을 먹고 오곤 했는데, 밥계 모임에 들어오니 또 다른 기쁨을 발견한다.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고 대화를 나누는 것. 혼자 먹어도 그 시간에 만족했지만 그걸 뛰어넘는 만족을 맛보니 사람은 참 쉽게 만족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새삼 또 생각하게 된다.  

"내 천국에선 대화가 곧 쾌락이다." _<아무튼, 메모> 中


집ㅅ씨 방문은 내게 곧 쉼이다. 재료를 공수하고 음식을 만든 세용의 정성에 나도 더 천천히 음미하며 음식을 먹게 된다. 음식의 향, 식감, 온도를 느끼며 식사에 집중하다보면 마음이 자연스레 평온해진다. 집ㅅ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도 한몫한다. 한국의 어느 공간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아프리카 음악, 바람에 흔들리는 종소리 음악 등. 이곳에서 밥을 먹으면 꼭 배경음에 한 번씩 감탄한다. 세용에게 물어서 공유받은 음악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PXvZee33RWY


최소한끼 봄 메뉴가 출시됐다. 파주에서 온 친구들이랑 모든 봄 메뉴를 섭렵한 후, 추가로 나온 팔라페를 먹으러 4기 테드 님과 방문했다. 이 음식이 봄 메뉴 중 나의 최애다. 따뜻한 빵에 각종 채소와 팔라페와 소스를 넣어 먹으니 맛도 신기하고 배도 불러왔다. 빵 한 번 더 추가해서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조만간 또 방문할 예정이다.


이곳은 영국다방. 각잡고 책 읽고 싶을 때 종종 방문하던 곳이다. 나는 주로 명확한 목적을 갖고 카페를 혼자 가는 편이다. 독서하기. 친구들과 단순 수다를 떨기 위해 카페를 가자고 먼저 제안하기를 꺼린다. 그런데 요즘 그 수다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목포에 사는 예림 씨의 제안으로 영화 중경삼림을 본 후 카페 영국다방을 갔는데 디저트 맛보다 그 친구와의 대화가 더 기억에 남았다. 


보양빌라에서 보리님이 두부 유부초밥을 만들어 나눠 주셨다. 나도 한창 건강을 챙길 때 만들어 먹고는 했던 두부 유부초밥. 아주 맛나다. 이걸 먹으면서도

"아~ 저도 이제 건강하게 먹어야겠어요~" 

했던 거 같은데 저날 밤 자정이 지나 가래떡 구워먹고 끓여놓은 국에 밥 말아 먹었다. 하하핳하하




먹은 건 참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이번 주 안에 회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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