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현]2022년 4월 20일 수요일 / 최소 한끼 3주년

윤숙현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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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잠시만 해봐야지 했던 최소 한끼가 꽉 채워서 3주년을 맞이했다. 어떤 기념일을 맞을 때 생각보다 무감각한 편이라 1년, 2년, 3년이 되어도 '와, 3주년이 되었구나.' 덤덤한 마음이다. (고백하자면 4월19일이 3주년인 줄 알았는데, 그 전 날 손님이 3주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4월18일이구나 깨달았다.) 다만 그 시간 동안 밀물과 썰물 같았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어떤 부분이 밀물과 썰물 같았냐 하면 어깨를 나란히 한 사람들도 그렇고, 메뉴의 가짓수와 다양성에 대해서도 그렇다. 다섯 명이었다가 네 명으로 식당을 시작했고 두 명이 되었다가 이제 한 명, 그러다 대표 한 명, 직원 세 명을 둔 식당으로 바뀌었다. 메뉴는 한 달에 한 번씩 바꾸다 계절에 한 번씩, 지금은 고정 메뉴를 두고 계절 메뉴를 조금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3년 쯤 되면 어느 정도 안정되지 않았냐는 주변의 물음을 들으면 막막해진다. 여전히 식당을 운영하는 건 어렵고 어떻게 바뀔지 몰라 계속해서 살펴봐야 한다. 익숙한 것을 유지하되 당연해지지 않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들을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심심할 틈이 없는 건 확실하다. 식당의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할 때면 심심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처음을 기억하는 건 중요하니까, 처음의 그 마음을 기억하는 게 내 역할인 것 같다. 고로 오늘의 일기는 최소 한끼의 처음에 대한 사진을 공유한다. 



1. 최소 한끼의 처음

수정미용실이라는 간판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오래된 집에서 시작되었다.



2. 공간디자인을 전공한 민지가 공간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도면을 그리고 그걸 토대로 공사가 진행되었다.




2-1. 벽을 허물고


2-2. 벽지를 뜯고 페인트칠을 했다.




3. 가벽을 세우고 다시 페인트칠을 하고, 오일스테인을 바르고..영업신고증도 나오고..타일 작업까지..



5. 이제 내부를 채워보자! 해서 테이블과 선반 제작, 수저받침 만들기, 식물 채우기, 동네 돌아다니면서 예쁜 가구 줍기 등..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들을 거쳤다.


 



6. 공사와 함께 병행되는 메뉴테스트.. 식당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막막하고 지난하고.. 서툰 음식들의 모습



7. 그리하여 완성된 최소 한끼와 메뉴들..



그리고 우리의 시작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들.
여기까지 내려오다보니 마음이 먹먹해지네요. 보고싶은 얼굴들이 많이 생각나는 일하는 시간..
연고도 없는 목포라는 지역에서 시작된 최소 한끼이지만 목포에서 단골로, 전국 각지에서 찾아주시는 분들 덕에 계속해서 식당을 운영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힘내서.. 일해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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