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현]2022년 5월 30일 월요일 / 이사를 할 줄이야

윤숙현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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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목포에 와서 정착한 지 벌써 5년 째, 쉐어하우스에서 2019년 1월부터 3년 넘게 살았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았고 다양한 추억이 생기고 잔잔한 갈등을 겪으며 홈 쉐어링에 최적화된 지금, 함께 사는 동거인인 보금과 이사를 가기로 결심하고 집을 알아보았다. 일단 대중교통 보단 걸어서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것이 우선이었고, 그 다음은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가지고 찾아보았다. 사실 나는 딱히 이사에 대한 생각이 없었기에 보금이 집을 알아보고 다닌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뒤, 같이 알아보게 된 케이스다. 그리고 살다보니 느낀 건 어디 사는지보다 누구와 같이 사는 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는데, 보금과 나는 정말 다른 사람이지만 같이 있어서 상쇄되는 점이 꽤 많았고 그 덕에 스스로 나아져가는 게 있기 때문에 보금과 같이 살고 싶었다. 같이 알아보기로 결심한 다음 날, 우연히 좋은 매물을 찾아 바로 계약을 했고 지난 토요일에 이사를 했다. 

많은 기억과 흔적이 남은 집을 떠나는데 신기하게 딱히 아쉬움도 없고, 새 집에 대한 기대도 없었다. 단지 여기저기 흩어진 짐을 싸고 옮겨서 또 새롭게 정리해야하는게 조금 머리 아팠다. (엄청나게 많은 지류와 책더미에 내가 나에게 질렸다..) 나가는 돈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도에 사는 엄마아빠가 본가에 있는 침대프레임을 가져와주셨고, 하루종일 우리와 짐을 날랐다. 부모님 뿐만 아니라 당분간 같이 지내는 아서, 무거운 짐을 같이 옮겨줄 영범 씨와 명호 씨까지. 새로운 보금자리에 정착하는 게 있어 많은 이들에게 신세를 졌다. 이럴때마다 뭐 하나라도 사주고 싶어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이다.

언제까지 목포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전 집보다 해가 잘 들어오고 높고 쾌적한 이 집에서의 시간을 마음껏 누리다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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