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호]2022년 9월 6일 화요일 - 작은 다짐

명호
2022-09-06
조회수 291

진짜 아팠다. 거의 10년 이상 사이에서 제일 아팠다. 몸무게도 6kg 빠지고 할 일을 못 했다.

아프니까 정리되는 일, 사람들이 있었다. 그 시간들 사이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1.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요즘 하는 일들이 늘면서, 걱정이 있었다. 

사람이 필요한 일, 재무적인 투자를 하는 일, 방향과 문화 챙기는 일을 보류하면서 하는 일들.

지나치게 챙겨야 하는 일이 많았다. 어떻게 할까, 계속 고민이었고 기운을 잃었다 회복했다 반복했다.


아프면서 정리를 했다. 그냥, 어쩔 수 없으니까 그만.

다 챙길 수 없는데 고민을 한다고 더 나은 일이 생기진 않았다.


사람들이 아쉬운 일을 가득 늘어놓는 사이에서 답변을 하면서, 최선을 고민하지 않은 적 없었다.

최선이었는데 어쩔 수 없는 걸 계속 놓지 않으니, 활력을 잃었고 다른 일에도 문제가 생겼다.

알고 있는데, 나는 한계가 있고 그것을 인정할 수밖에.


작은 생태계를 만든 다음에 기본 수익을 얻고 다음을 가잔 생각을 말한 지 꽤 지났다.

많은 반대 의견을 만나고, 많은 사람들이 마음도 몸도 다치면서 계절을 차례로 지났다.

어쩔 수 없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아쉬운 건 그만 생각하자.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여기까지 끌고 밀고 가져왔다.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고 있다. 지금 이 자원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2. 임시 조직, 임시 역할

다양한 도전적인 자원을 끌어서 조직에 붙였던 근 1년이었다. 계약직, 파견, 협력 등 다양한 관계까지 만들었다.

기대와 목표는 세운 것 자체가 무색했다. 변변하게 굴러간 날보다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매일 수습하고 아쉽지만 적당히 마무리 해야 하는 날, 돈이 나갔고 빚이 늘었다.


하나라도 제대로 하면서 작게, 조금씩 임시를 고쳐가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변변하지 않은 부분을 지우거나 정리하고, 큰 그림 속 밑그림을 그려가야지.

다 그린 다음, 그때 조금 욕심도 내고 베풀기도 해야지.



3. 작더라도

관계는 일방적일 때가 많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희생한다. 

보통 문제는 나 스스로에게 있다. 따라서 누구를 탓할 수 없다. 


나는 요즘 사람을 만나는 일, 새롭게 꾸리는 일에 병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바라는 방향, 기획, 콘텐츠가 아닌데 비용, 시간, 마음을 쓰는 일이 늘면서 병이 생겼다.

어차피 내 돈 쓰는 일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 일 그만. 그 생각이 거의 모든 기준이 됐다.


되도록 상처를 받더라도 소모적인 관계를 끊거나 일방적인 관계를 더 만들고 싶지 않다.

그래서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 일이 있어도 할 사람이 없고, 내부적으론 지치는 일.


겉만 번지르르 한 일은 하고 싶지 않다. 한두 명이 일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나씩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

마음 들지 않으면 계속 이 속상한 마음을 놓지 못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고민이 생긴다.

나는 그냥 일을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구나. 그 생각에 다다랐다. 변화를 만드는 일, 사회적으로 조명을 받는 일을 작더라도 제대로.


2022년 내내 변화를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닌 걸 지우고 정리하고, 변변하지 않으면 사과하고 다시 정리하고.

그렇게 그 시간을 보내고 다시 진짜 세상에 변화를 만드는 일을 공개해야지.

제대로 결과도 나오지 않는데 붙잡고 있는 일, 어설프게 하는 일, 그냥 내부적으로 마음만 지켜주려는 일, 그만하고 싶다 진짜.


- 사진은 아프기 전, 스테이 카세트플레이어 제대로 문 여는 날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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