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호]2019년 5월 11일 토요일 - 전주국제영화제에 오른 <다행(多行)이네요>

박명호
2019-05-13
조회수 1467

" 눈이 퉁퉁 부으면 어때 "

- 전주국제영화제에 오른 <다행(多行)이네요>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 지루해야 하는데, 지루할 것 같았는데 몇 번을 반복해서 봐도 볼수록 괜찮았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걸린 괜찮아마을 다큐멘터리 영화 <다행(多行)이네요> 상영 일정 전체(6일 16:30, 7일 13:30, 11일 13:30)에 가서 눈이 붓도록 울고 왔다. 처음은 울다가 영화를 보지 못 할 지경이었고, 두 번째는 구석구석 지난 흔적들을 되짚었고, 세 번째는 고맙고 미안한 사람들을 꼼꼼하게 눈에 담는 시간이었다. 이 영화는 잊을 수 없는, 평생 간직할 책 한 권을 선물했다.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에 올라 질문을 주고 받았고, Competition Night 자리에 참석해서 경쟁 부문 감독들과 배우들, 초청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무엇보다 그리운 괜찮아마을 사람들을 가득 모아서 함께 밤 늦도록 이야기를 했고 사진을 찍었고 레드카펫을 직접 깔고 걸으며 추억을 만들었다.

  

쉬운 일 없고 실속 없이 부풀어 오른 주위 기대로 한없이 지치고 어렵고 막막하고 답답하고 속상한 일상 연속이지만, 그 잠 못 들고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잠시 마음을 추스리는 계기가 됐다. 어렵지만, 어려운 시기지만 잘 견디고 버텨서 다음을 만들고 말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이 시기를 다시 이 영화처럼 웃으며 눈물 펑펑 쏟으며 추억할 수 있는 순간을 바라면서.

 

영화제는 끝이 났다. 길이 멀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을 생각이다. 지치고 일상이 무너지고 있는 그 누구라도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와 위안이 되는 순간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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