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2020년 5월 12일 화요일 / 문짝에 손등을 찧었다.

부또황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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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짝에 손등을 찧었다. 

금방 낫겠지 하고 놔뒀더니 흉터가 됐다. 

얼른 나아서 자연스럽게 희미해질 줄 알았는데, 진한 색 흉터가 되서 자꾸 신경이 쓰인다.

흉터를 보면서 생각했다.

문짝에 손등 찧은 것도 이렇게 오래 남는데 내가 너무 성급했구나.

나는 왜 이렇게 금방 털고 일어나지 못할까 하며 힘들어했는데, 그게 아니구나.

천천히 회복해도 된다. 천천히 충전해도 된다. 하고 생각했다.






4월에는 좋은 날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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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드게임 <뱅>을 하자고 불러서 게임하러 갔다. 

5판 중에 4판을 우승했다.

가위 바위 보 부터 해서 잘하는 게임이 없는 나인데..

알고보니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었나? 

30대가 되면서 운이 좀 좋아졌나?

운 좋고 기분도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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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집에 다녀왔다.

3월에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계속 속이 아팠는데,

집에 가자마자 음식을 못 먹을 지경이 돼서 내시경을 받았다.

마음이 놓여서일까.. 스트레스를 더 받아서일까..?

내시경 결과 위염이라고 했다. 약을 한 바구니 타와서 아직도 먹고 있다.

일주일 넘게 집에 있는 내내 죽만 먹어서 엄마가 엄청 속상해했다.

엄마가 자꾸 죽을 만들어주시려고 해서 거부하느라 힘들었다. 

그래도 엄마의 사랑이 느껴졌..지만 아니 그래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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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마이크 스탠드, 팝필터, 오디오인터페이스를 사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돈 나갈 일은 자꾸 생겼고..

방음이 안 되는 방구석으로 이사한 뒤로 반년이나 노래도 못하고 있자니 더 이상 못 참겠다 싶어서 

목표했던 것보다 반값 정도 저렴한 친구들로 샀다.

그리고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 곡도 녹음하고 새 곡도 녹음하고, 덕수 씨와도 곡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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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콤도 샀다.

뭔가를 만들어보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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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스튜디오 십삼월 친구들과 조용히 진행해온 뮤직비디오 제작 첫 촬영이 있었다.

하필 날이 흐려서 촬영 장소를 둘러보며 간단하게만 촬영했다.

1차 촬영 후에 기획을 바꾸게 됐기 때문에 아직 결과물은 없지만..

“부또황 노래 너무 좋다. 우리 부또황 노래로 뮤직비디오 만들자.”라고 말했던 여러 사람들 중 처음으로 실행에 옮겨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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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회의도 했다. 인형을 하나 씩 꺼내들고 장난치면서..

내용은 무거워도 우리는 잔망졌다..

나는 좋다.. 잔망진 당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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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잉 위잉)

“일화 뭐해?”

“밥 먹어.”

“숟가락 내려놔!”

“...”

“마라탕 먹으러 가자.”

“나 위염인데.. 가자. 나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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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밥먹은 또 다른 날..

저 키친타월에 불이 붙었다.

정말 위험했지만 너무 웃겼다.

그리고 게임 또 엄청 이겼음..

나 게임 잘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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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머치 러브 어머니께서 또 목포에 오셨다.

해남~완도까지 드라이브 여행했다.

날씨가 좋아서 엄마가 엄청 행복해하셨다.

하지만 나는 차멀미로 힘들었지.. 아니 나도 행복했을거야..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뽑아서 앨범에 넣어 어버이날 선물로 드렸더니 또 엄청 행복해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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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자잘자잘한 따뜻함들이 있었는데

큰 따뜻함 작은 따뜻함 잔뜩 모아서 마음을 회복하고

어떻게 어떻게 5월이 와서

다시 출근했다.






그리고 오늘, 머리에 핀 꽂은 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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