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3일 화요일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고 싶어서

리오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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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고 싶어서 

저녁 7시 기차를 탔다.


마스크로 뒤덮인 기차는 숨소리도 안 내고 지제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리니 밤 9시

촬영지까지 버스를 타니 밤 9시 30분

택시도 버스도 못 들어가는 그곳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다 되었다.  


렌즈 두 개, 카메라 하나, 노트북, 충전기, 책

한번 매고 나면 어깨에 빨간 자국이 생기는 가방을 보며

도대체 무슨 돈을 벌어보겠다고 이러는가 싶다가도


자정 다 되어가는 시간에도 분주히 일하는 사람들을 보며

배부른 소리 하지 말아야지 싶었다.


촬영이 끝나고

신경질적인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역 근처 모텔에 갔다.


베개에 묻은 이름 모를 사람의 눈썹을 떼다가

일회용품을 뜯어 세수를 하다가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누가 연기를 뿜어내는 것처럼 담배 냄새가 났다.


아침에는 건물 바로 옆 공사 소리에 깼다.


그렇게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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