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6일 금요일 - 기분 좋아지는 순간을 모으면

moto
202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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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에게 이런 질문을 들었다.
뭘 하면 기분이 좋아지냐고. 


‘글쎄… 요즘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삶이 가라앉아 있었던 시기여서 기분을 좋게 한다거나 행복을 느낀다는 건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저 질문이 생각을 바꾸게 했다.

 
기분 좋은 순간은 언제였지?
나는 요즘 왜 기분이 좋을 수 없을까?
내 기분이니까 그냥 내가 바꿔버리면 되는 거 아닐까?


질문을 받은 김에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순간을 떠올려봤다. 


햇살 내음 가득한 이불 위에서 마음껏 뒹구는 주말 아침을 보낼 때.
끝없이 걷고 싶어지는 어느 제주 시골길을 산책할 때.
벚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풍경을 마주했을 때.
짝사랑하는 단골 카페의 강아지가 내 곁에 와주었을 때.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전율이 이는 장편소설을 읽었을 때.
돗자리에 누워 바다의 지평선을 바라볼 때.
처음 시도해본 음식이 너무나도 내 취향일 때.
갑작스럽게 누군가에게 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을 때.
좋아하는 노래가 카페나 마트에서 나올 때.
아무 말 없이 꼬옥 포옹해줄 때. 


나열하고 보니 기분 좋아지는 순간은 꽤 많았다.
다만 인지하고 있지 않을 뿐.


기분 좋아지는 순간을 모으면 결국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행복이 참 별거 아니다.


행복은 엄청 먼 곳에 존재하는 신기루 같고, 행복해지는 방법은 어렵고 힘든 일 같았지만
기분 좋아지는 일을 모아 행복해질 수 있다면 시도할 만한 느낌이 든다.
나를 힘들게 불행하게 우울하게 두지 말고, 사소하고 작은 ‘기분 좋은 순간들’을 만들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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