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2022년 9월 1일 목요일 / 마음의 힘

보리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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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일하면서 사람이 하는 일이니, 사람이 먼저이니, 사람으로 존중받으면서 일하자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하면서, 그 이야기는 틀림이 없었다. 우당탕탕 다양한 일을 겪으며 나를 포함해 모든 일이 사람이 하는 일임을 실감했고, 일이 아무리 바빠도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을 때에는 이해를 구할 수 있었고, 서울에서 일할 때보다 훨씬 존중받으면서 일했다. 적어도 내 자신이 기계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곳에서는 한 사람의 역량이 너무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큰 영향을 끼친다. 누군가의 바닥이 쉽게 까발려지고, 그 바닥으로 인해 누군가도 함께 바닥을 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무의식을 실감 나게 느끼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존중의 태도를 믿는다. 믿고 싶다. 하지만 무의식에 잠긴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은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믿음과 신뢰를 한순간에 뒤집기도 한다. 그 행동이, 그 속의 무의식이 결국 진실임을 뼈아프게 느끼게 된다. 의식적인 노력의 영역까지 거짓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다'라는 흔한 말을 실감하는 날이 있다. 

목포에 오기 전, 표면 위에 떠 오른 행동, 표정, 말투가 숨김이 없던 때를 떠올린다. 감추려는 노력도 없이 다른 이를 향한 비난과 경멸이 가득하던 때가 있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하면 나약하다고 하고, 사람이 먼저라고 하면 발전이 없다고 하고, 사람으로 존중받으면서 일하고 싶다 하면 다른 곳과 뭐가 다르냐는 소리를 듣던 그때. 과연 들켜버린 속내와 적나라한 직면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쁜가. 어떤 것이 나에게 더 상처인가. 그래서 결국엔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어떤 것이 맞는지, 실은 지금 하는 생각조차 정답인지 알 수 없다. 일단 내린 결론은 어떤 결정을 내리던지 일과 커리어에 있어서 스스로가 세운 기준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마음의 힘도 잃지 않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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