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2022년 10월 20일 목요일 / 월간보리 9월호

보리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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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를 쓸 즈음이 되어서야 9월호를 쓴다. 9월은 어느새 머릿속에서 잊혀진지 오래인데, 그래도 다이어리를 쓰면서 다시 9월을 기억해볼 수 있으니 다행이지. 사진으로 남은 순간들은 또 마냥 좋았던 순간일테니, 지나버린 나의 행복을 돌이켜봐야겠다! 이 다이어리는 행복무새처럼 쓸테야. 

사실 이건 8월 마지막 날. 혜원 씨와의 마지막 점심을 먹기 위해 조금 멀리 나갔던 날이다. 수연 씨, 유진 씨, 그리고 마지막 출근을 했던 혜원 씨와 믿고 따라갈 수 있는 금숙 씨의 차를 타고 멀리 멀리 갔다. 

수연 씨, 왜 인상 쓰고 계세요? 

그러나 수연 씨의 얼굴은 밥상을 받아보는 순간 활짝 펴지게 되는데..

유진 씨는 의자 위에 올라가 항공샷을 찍기에 이르렀고..

푸짐한 한 상 차림..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떡갈비 한 상이 나왔고, 맛있고 배부른 점심 식사였다. 나는 맛있는 걸 먹으면 행복하다고 하는데, 이날 행복하다고 몇 번을 말했나 몰라. 이런 멋진 식당을 데려가준 금숙 씨에게도 너무나 고마웠고. 한편으로는 누가 퇴사하면 이런 식사를 또 할 수 있는 거냐면서, 웃기면서도 슬픈 대화도 나눴네. 

맛있고 즐거운 점심 식사를 하고, 음식 점 앞에 있는 계단 위에 쪼르르 세워 사진을 찍어주었다. 너무 귀여운 사진 완성. 

공유주방에서 함께 식사를 했던 날들도 소중했지만, 종종 이렇게 나와서 조금 더 다른 풍경을 보면서 다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뭐 그런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는 언제나 아쉬움이 가득해진다. 

유진 씨의 멋진 브이 사진도 빼놓을 수 없지. 

목포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무척 맑고, 

흡사 제주도의 풍경을 보는 듯 했다. 우리는 돌아가는 길에 무화과도 한 박스씩 샀다. 이별은 슬프지만, 함께 한 어떤 순간들은 행복이었다.  

8월을 마무리하고, 9월을 시작하며 본 동우 씨의 미소. 동우 씨는 요즘 행복할까? 갑자기 궁금해지네. 

그리고 서울.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서울에 갔고, 오랜만에 달수를 만났다. 

달수와 만나자마자 한 일은 오랜만에 만난 것을 기념하며, 서로에게 편지 써주기! 포셋에서 조용히 편지를 쓰고 서로에게 전해주었다. 나중에 집에 가서 편지를 읽었는데, 마음이 찌르르했네. 

달수와 연희동 이곳 저곳을 다니며 구경을 했고, 

명쾌하고 시원한 대화를 이어나갔고, 

서울에서 일하기 시작한 정인이의 일터도 방문했다. 정인이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주는 시간을 가졌지. 

그리고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영화를 함께 보고, 같이 눈물 찔끔 흘리기도 했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정처 없이 걷다가 우연히 맛있는 디저트 집도 발견했고, 

갑자기 즉흥적으로 차를 빌려서, 

드라이브를 하며 멋진 하늘을 봤고, 

오랜만에 서울 야경도 즐기고, 

밤이 되어 마포구에서 유명한 치킨과 유명한 피자(그렇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를 포장해서 공원에서 먹었다. 셋이 함께 목포에 있을 때도, 훌쩍 공원으로 가서 이렇게 치킨과 피자를 먹으며 수다를 떨곤 했는데, 그 시간들이 아련히 생각나는 밤을 보냈다. 옛날의 기억 위에 또 다른 좋은 기억을 쌓았으니, 행복했네. 

그리고 서울에서 애진 씨도 만났다. 먹고 싶은 것을 말하라길래 포케를 주문했더니, 도착해보니 이렇게 로맨틱하게 준비해뒀다. 보자마자 너무 웃겨서 깔깔 웃었다. 귀여운 애진! 

이날 애진 씨와 와인을 몇 병을 마셨는지. 다음 날 울렁이는 숙취로 꽤나 고생했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는 혼란하기 그지없지만, 미래는 조금 더 낫겠지! 그래도 함께 깔깔 웃을 수 있는 밤을 보냈으니, 이날도 행복했네. 

본가에서 지내면서는 좋아했던 공원을 다시 찾아 홀로 밤산책을 즐기기도 했고, 

훌쩍 옆 동네로 가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이제 나는 에스프레소도 잘 마신다. 

추석 당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수원에 갔다. 

수원 성곽길을 천천히 걸으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고, 

멋진 수원의 풍경을 보았고, 

추석을 맞이해 열리는 전통 공연도 보았고, 

이렇게나 멋진 하늘도 보았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시간이 갈 수록 더욱 귀중하고, 행복하게 남는다. 

그리고 서울에 가면 꼭 가야지 벼르고 별렀던 극장에 가서 영화 <한 여름밤의 재즈>도 보았다. 영화 제목처럼 여름의 맛과 재즈의 흥에 흠뻑 취했던 시간. 

영화에 취해 나와서, 술도 마셨지. 서울에 있는 맛있는 음식들은 그닥 부럽지 않은데, 서울에 있는 맛있는 술들은 정말 부럽고, 또 그립다. 그러니 갔을 때 많이 마셔야 한다. 맛있는 술을 마시는 날도 행복이야! 

추석 연휴를 보내고 돌아온 목포에서 처음으로 동료이자 팀원에게 추석 선물을 받아봤다. 바로 예지 씨가 보낸 추석 선물! 

너무 귀여운 토끼 쿠키? 스콘?을 보내왔다. 너무 귀엽고, 너무 맛있고, 너무 고마웠다. 고마웠어요, 예지 씨! 진짜 잘 먹었어요! 동료이자 팀원에게 받는 추석 선물은 처음이라 택배를 뜯을 때 두근거리는 것도 행복이었던 것 같고. 

어느 날에는 지쳐 있는 나를 위해 숙현 씨가 케이크를 선물해줬다. 그런데 치즈케이크라고 했는데, 너무나도 초코베리케이크였던. 호호. 이것도 맛있고, 고마웠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도 행복이다. 

도자기 선생님이신 임영주 선생님의 초대도 있었다. 사실 평소에 먼저 연락도 잘 안드리는데, 맛있는 걸 먹을 때면 언제나 먼저 연락을 주신다. 죄송하고, 또 불러주시는 것이 감사해서 선생님이 부르면 무조건 호다닥 나간다. 이번에는 춘화당 식사 자리에 불러주셔서, 포도를 종류별로 사들고 방문했다. 

춘화당 사장님께서는 어쩜 그렇게 요리 솜씨가 좋으신지. 게다가 어쩜 그렇게 거하게 차려주시는지. 같이 간 숙현 씨랑 감탄 연발하면서 먹었다. 

귀한 술도 나눠주셔서 맛 보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목포에 살면서 선생님과 또 선생님이 소개시켜주시는 분들과 같이, 좋은 어른들을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또 하나의 행복. 나이 차를 뛰어넘어 무한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엄청난 행복! 

다음 날에 마침 춘화당에서 클래식 공연이 있어서, 수연 씨랑 같이 갔다. 클래식 공연을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인데, 너무 즐거웠다. 바로 눈 앞에서 많은 악기들이 화음을 이루는 것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는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이 흥미롭기 그지 없었네. 

클래식 공연 보고, 코인 노래방을 가서 추억의 케이팝을 목이 아프도록 불렀다는 것이 웃기는 포인트. 동전을 짤랑이며 가는 코노도 행복이야! 

그리고 수연 씨랑 금숙 씨랑 첫 카페 워크를 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가고 싶다! 했더니 바로 차를 끌고 나가자는 금숙 씨 덕분에 카페 워크도 참 잘했네. 일하다가 문득, 금숙 씨 뒤로 보이는 창밖 풍경이 너무 좋아서 사진으로 남겨두었네. 일하다가 훌쩍 떠나는 카페 워크도 행복.  

다른 날들에는 집 근처를 산책하다가 나를 보며 팔짝팔짝 뛰어오르는 귀여운 강아지를 만나기도 했고, 

숙현 씨가 집 냉장고에 꽉꽉 채워준 타코 재료로 역대급 브런치를 먹기도 했고, (지금도 숙현 씨가 또 타코 해주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웃기고 부끄럽지만, 3N년을 살면서 한번도 해보지 않은 밥짓기에도 도전해봤던 9월. (물론 밥은 실패!) 행복했던 찰나와 그 순간을 함께해준 소중한 사람들을 또 한 번 돌아보며, 행복을 외치는 월간보리 9월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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