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2019년 2월 11일 월요일

황일화
2019-02-11
조회수 247


오후 5시가 얼마나 훤히 밝은 시간인지 아시나요?




어느덧 목포와 사랑에 빠진지도 6개월 째.

구정 때 부산에 내려갔다가 만난 좋아하는 동생에게서

나의 목포 사랑을 시험에 들게 하는 질문을 받았다.

조용한 카페에서 사장님이 직접 우리셨다는 말도 안되게 맛있는 홍차라떼를 마시다가 무방비상태로.

"그래서.. 부산에는 언제 오실 거에요?"


"아...? 일단 지금은, 나를 너무 힘들게 했던 이 집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나 목포에서 너무 잘지내. 힘들 때 갑자기 다 빠져버렸던 살도 다시 찌고."


맞는 말로다가 솔직하게 대답도 다 했는데.

그 질문에 완전 그대로 멈춰라 얼음이 됐다.

현타가 왔다는 표현..이 적절스.




그냥 좋고 다 좋고 막 좋아서 목포에 남아서..

여기서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부산에 언제 돌아가는가 하는 생각은 한 적이 아예 없었다가

갑자기 들어온 질문에 얼이 나갔다.


며칠을 불안한 마음이 막 솟았다.

그러다가 온 토요일

머리를 식히자 하고 목욕탕엘 갔다.


목욕탕에서도 아아.. 기운이 없다리.. 하고 있는데

갑자기 세신사 이모가 말을 거셨다.


"혼자왔는데 때 밀어줄까?"

괜찮다고 엄!청! 강조해서 말했는데

내 손에 있던 샤워타월을 잽싸게 채가시더니

등을 아주그냥 벅벅 하시는데

너무 황당해서 눈이 이만큼 커지는데..


씩씩하라고 힘내라고 누가 보내주는 

신호인것만 같아서..

우띠.. 갬..덩..


그러고 나와서 머리를 말리는데

탈의실 중앙 평상에 반찬과 밥을 펼쳐놓고 

이리와서 밥 먹으라며 단골 손님들을 부르는 이모님들을 보면서

또 막 그냥 너무 좋아서 웃음이 났다.




그리고 일요일.

한나씨 생일밥을 해주려고 눈꼽만 떼고 집 앞 시장엘 갔다.

한나씨가 좋아하는 딸기랑 크림치즈도 사고 국 끓일 미역도 샀는데

정육점이 닫은 것이 아닌가. 주일은 쉽니다라니. 윽 주여.


다행히 시장 안에 정육점이 또 있길래 

소고기좀 주세요라고 했더니

할아버지가 미적미적 걸어나오셔서는

냅다 저기 건너편에 대고 다른 어머니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누구야 누구야 하고 엄청 크게.

그러자 주변 가게에 계신 다른 분이 그사람 오늘 교회 갔다고 소리를 소리를 지르시고. 오 주여.


그래서 힝. 소고기. 하고  몇 걸음 가는데

갑자기 채소가게 이모가 저쪽으로 가면 정육점 또 있다고 말을 거시는데.

아니 무슨.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다정하담.


그렇게 찾은 소고기 집에서 

염치없게 엄마한테 받은 세뱃돈으로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이 "새돈이네?"

"네ㅋㅋ 맞아요 복돈이에요."


낯을 지독시리 가리는 나도 웃으며 마음열게 만드는

이동네 사람들한테는 

그런 매력이 있다고.

목포는 역시 목포라고.




그리고 오늘 퇴근길.

대낮처럼 환한 겨울 햇살을 만끽하며 

내가 너무 좋아하는 새하얀 구름들을 보며

그렇게 예쁜 골목길을 걷고

날 보고도 도망가지 않는 귀여운 고양이를 보며,

하하 좋다.

부또황, 목포 

애정전선 이상 무!







헤헤.


9 8
으아아 너무 재밌어요 ㅋㅋㅋㅋ 매일 써줘요 매일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마지막 시그니쳐픽쳐까지 퍼펙트!!!!! 크흐!!!!!! 여윽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우리의 도레이!!!! ;-) 최고!
대박 부또항 글 진짜 짱이다!! 목포사랑하고 싶어짐 나도 이제 시장보러 다닐거야!!!!!!! 빵터졌당 제목 너무 좋아요 오후 5시가 얼마나 밝은지 아시나요? 라니 대박쿠
벌써 6개월이구나. 와아. 그리고 진짜 재밌어요- 따뜻해졌어요 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