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1일 목요일 '핑계를 비약적으로 하면 벌어지는 일'

소연진
2019-03-30
조회수 1595


<들어가기전 '소연진 너 또 이럴 줄 알았다'>


우와 .. 이럴 수가 있구나

또 지워졌어요?


이번 주 저랑 다이어리랑은 무슨 악연이 있나봐요

그런데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화도 안나요 그럴려니 

왜 그렇게 된걸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다이어리를 지워졌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많은 조언을 주었어요.

자신들은 메모장에적고 쓴다. 

컨트롤 에이를 생활화 하기 시작했다 등등



오 그런데 저는 그냥 바로 홈페이지에 계속 썼어요. 

네 본격 반성문 입니다. 


와.. 습관화 된것을 고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소연진

못된 습관 지금부터 하나둘씩 안고치면 너 큰일난다고 알려주려고 그러나봐요

진짜 반성하게 되네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바로 쓰는게 좋아요

다이어리 글씨체가 좋은걸요

이건 제 잘못이 아니라 아임웹이 잘못한거에요.

네이버 블로그 처럼 구글 드라이브처럼 자동저장 기능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아임웹 개발자님? 보고계시나요?

(눈에 힘들어간거 보여요? 웃고있지만 웃는게 아니에요?)






그래서 나는 반드시 무조건  끝까지 쓴다. 


와.. 나도 대단하다고 느끼는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지워졌는데 다시 써요.

이건 머라고 할까요 

오기라고 하죠.

3번째 되니깐 이런 기분이 드네요

화도 안나요 허탈해요

누굴 탓하겠어요. 

그냥 이거 꼭 마무리 하고 집가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여긴어디 나는 누구?)







자 그럼 진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1. 나는 다이어리가 두려워 졌다 



네 저는 다이어리 담당자 입니다. 

세번째 말하는 것 같은데 다시금 일깨워 주기


그런데 말입니다. 

저보다 사람들이 너무 다이어리를 잘쓰는거에요

왜 이렇게 글을 잘써요?

왜 그렇게 열심히 쓴거에요?

왜 왜왜왜 왜죠?


장래희망은 한량이라더니 

한량이 될 수 없는 타고난 건지 후천전인지 알 수 없는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가지고 있는 이사람들 흑 


 제가 더 마음이 부담감이 커졌어요. 

무언가 한건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누구도 그러라고 하지 않았지만 

혼자서 생겨버린 부담감이 생겨버린거죠









#2. 다이어리를 기획해보기로 하다 


돈 많이 버는 기획자가 되는게 꿈인 소연진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게 꿈인 소연진은

나에게 주어진 작은 일도 기획해보기로 해요.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다가 

일기의 본질은 '기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기록이 쌓여서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된다고 생각해요. 

역사는 누군가의 기록에 의해서 생긴거라고 믿어요

어느 누구도 기록하지 않았다면 역사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쓸대없이 웅장하고 비장하게 

나는 역사가가 되어 보기로 했다

공장공장을 기록해주는 역사가아아아 

(제가 좋아하는 무지노트에 기획해보려고 끄적 끄적했어요?)





#3. 예상은 했겠지만 


이미 여러번 나의 다이어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항상 생각한대로 된적이 거의 없다. 

너무 오바해서 과하게 한다던가 

너무 쉽게 생각해서 다시 처음부터 기초공사를 다진다던가 

그렇다 


그래서 이번 기획은 망했다 

생각은 좋았으나 실행방안에서 잘못되었다. 

나는 생각보다 글을 쓰는데 오래 걸리는 사람이었고 

가벼운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은근히 지난 주에 바빴다. 



나는 열정은 가득했으나 

현실적으로 생각 하지 않고 무모하게 지르는 나의 성격은

여행자일 때는 엄청나게 인기쟁이로 만들어 주지만

현실에서는 스스로를 피곤하게 한다. 



길게 말했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역사가가 될 수 없었다. 


(.. 어무이~!!! ㅜㅜㅜ 이 사진 찍어둔거 굉장히 유용하네요? 여기저기 잘쓸수 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4. 핑계를 찾아야지 



이게 무엇이라고 퍽이나 나를 한동안 

마음을 찝찝하게 만들었다. 

생각한 것을 행동하지 않는 것이 하나 둘 늘어날 수록 

스스로가 거짓부렁이가 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 불편한 감정을 빠르게 벗어던질 수 있는 제일 쉬운 방법을 찾았다. 


남탓하기 

그럴만한 핑계를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꽤 괜찮은 핑계를 찾았다. 

왜 내가 그냥 쓰면 되는 일기장을 웅장하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의미부여를 했는지 

왜 그렇게 주 업무 보다 마음을 쓰게 만들었는지를 

하나의 사건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오~ 정말?? )








#5. 사건의 발달은 다 박명호씨 때문이야 


네 이건 바로 박명호씨 때문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의 다이어리에도 자주 등장하고 

매달 발간되는 공장공장 뉴스레터의 소재와 영상에도 등장하는

그  박명호씨 맞습니다. 

네 우리 대표라고 불리고, 요즘 간식을 자주사주시는 분이라고 말하는 그 분입니다.




제가 갑자기 말도 안돼게 명호씨 탓을 하는게 아닙니다.

잘 들어봐요



(오늘 이야기 주인공 기승전 박명호씨)




이 사건의 시작은 바로 3월8일 여성의 날부터 시작해요

 우리회사는 압도적으로 많은 여성들이 다니는 회사에요. 

80%가 여성이죠

그래서 의도한건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그는 발렌타인데이도 화이트 데이도 안주시던 초콜릿을 

각자의 책상에 곱게 올려두셨어요. 

여성의 날이라면서 말이죠. 

그리고 어여쁜 손글씨가 담긴 쪽지와 함께 말이죠. 

(꽤 많이 감동적이었어요?)



물론 저도 받았어요. 

이런 츤데레 같은 문구와 함께 말이죠 


오다가 주웠다니 너무 귀엽지 않아요?

일부러 편의점 까지 가서 사서 

각자 팀원의 특징에 담긴 문구까지 썼으면서 

아닌척 하시기는 ~ ㅋㅋㅋㅋ



그런데 마지막 이 문구가 시작이었어요. 

더 성장해서 역사가 돼요 라니!!!

역사라니! 역사!


기록에 중요성을 너무 많이 알지만 게을러서 행도하지 못하는 저에게

이 엄청난 문구를 던저준거죠. 

이게 모든 사건의 발달인거에요.



그래요 이 문장이 저에게 엄청나게 부담감으로 다가왔어요. 

그래 맞아 우린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거야 

그럼 역사가가 필요하겠지 라고 말이죠.. 

(너무 심하게 비약적으로 생각했다는거 저도 인정해요..)




하지만 이 말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괜히 그냥 쓰면 되는 다이어리를 심하게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엄청나게 큰 의미를 부여하게 만들었어요. 

쓸대없이 기획까지 해볼까? 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역사가가 되어서 여러분들을 기록해야 겠다고 말이죠. 

그래서 글쓰는게 부담스러워진거죠






그러니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박명호씨에요.

제 탓이 아닙니다. 

제가 3번이나 같은 글을 쓴게 된 것도 

다 박명호씨 때문이에요 











#5.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 너무 말도 안돼는 주장을 하고나니깐 

어떻게 글을 끝맺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늘의 교훈

남탓하려면 이렇게 힘들다 

그냥 밀리지 말고 쓰자.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자.

완벽보단 완성이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일기를 완성시켜봐요. 




혹시 제 일기를 읽으면서 혹시 이런 노래가 생각나지 않아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


인간의 뇌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글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없으면 

어디까지 산으로 갈 수 있는가를 확인한 글이었습니다.


그럴싸한 핑계로 다이어리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었던 

소연진은 오늘도 자신의 부끄러운 뇌의 구조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남기고 사라집니다. 

쑤루룩.... 안녕...


그냥 웃자  웃음으로 무마하자 하하하하하하하하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