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진]2018년 9월 16일 일요일 - 욱

김혁진
2018-09-16
조회수 224

본인 입으로 말하는 순간 설득력이 확 떨어지긴 하지만, 나는 제법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다.


어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나는 갓난아기 때에도 칭얼대는 일이 거의 없었고 잘 울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를 집에 홀로 재워두고 장을 보거나 밖으로 나가 볼 일을 보셨고, 주변 이웃은 우리 집에 아기가 있는 것을 직접 보고 나서야 알 정도였다. 첫 아이인 내가 이렇다보니 어머니는 육아가 원래 이렇게 쉬운 건가 싶었다고 하셨다. 물론 동생이 태어난 후로는..


동시에 나는 예민하고 호불호가 확실한 사람이다. 가장 싫어하는 일이 아무 의지 없이 우물쭈물하는 것. 그러니까 대학 조별 과제 때 "조장하실 분..?" 하는 분위기가 딱 질색이다. 그럴 바엔 내가 하고 말지.


여기까지만 읽어도 알 수 있듯이 나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과는 거리가 좀 멀다. 오히려 조금 모 나고 성질 나쁜 피곤한 사람에 가깝다. 그래도 일에 있어서, 공적인 면에 있어서는, 적어도 목포에 내려오기 전까지는 나쁠 것 없었다. 오히려 그동안엔 득이 더 많았다.


현장에서 거친 일을 맡아 하다보니 사람이 착하기만 해서는 절대로 일을 진행할 수 없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든 직급 차이가 많이 나든 필요하면 언성을 높이고 싸워서 쟁취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공사'를 할 수 있으니까. 수 틀리면 까짓거 하이바(안전모) 집어 던지기도 하는 거고 뭐.. 비록 일은 힘들지언정 같은 자리에서 땀 흘리는 동료가 있으니 그럴 때마다 욕지거리 한번 시원하게 나눈 후 다시 일하러 가면 그만이었다. (다 나 같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어쩌면 내가 안 좋은 것만 골라 배웠는가보다.)


목포에 내려와서는.. 분명 전에 하던 일과 같은 맥락의 일을 해오고는 있으나, 그러나, 환경이 많이 달랐다.


물리적인 업무를 오롯이 담당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급할 때는 많은 분들이, 정말 감사하게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업무의 대부분을 홀로 이어나가며, 모두가 바쁜 마당인지라 때론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며 겨우 겨우 일을 죽여나가고, 서로 힘든 마당에 앓는 소리 하기 싫어 감내하고 감내하다보니.. 시간이 흐르며 이게 조금씩 삐져나와 버렸다. 다른 분들에게 정말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죄송하다. 창피하고 부끄럽다.


앞으로는 더욱 조심해야하겠다는 마음을 다시금 먹는다. 동시에 일을 건강하게 이어나갈 수 있도록 내 안에 샛길 하나를 부지런히 파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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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진 씨 모든 일에 힘써 도와주셔서 항상 고마운 마음 가지고 있어요. ㅠㅠㅠ 오늘 휴일인데도 나와주셔서 고마워요! 헤 내일 뵙겠습니다아 :)
혁진 씨, 진짜 어마어마하게 고생 많아요. 혼자서 여러 공간을 돌보고 관리해줘서 고마워요. 업무 하다가 어려운 점이나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바로 바로 알려주세요!
혁진씨 며칠 전에 발표하시는 거 보고 혁진씨 업무에 있어 혁진씨 만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거란 생각했어요. 혁진씨가 꼴 사나운지 모르겠지만, 꼴사납더라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