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호]2018년 4월 4일 화요일

박명호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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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연 식당이 있을 줄 알았다. 없었다. 망했다.

편의점을 찾았다. 아침 밥을 먹어야 하니까.


불평 하나 없는 고마운 사람들과 미안한 아침을 함께 먹었다.

면사무소를 찾았다. 한참을 듣고 스타렉스 차량에 올랐다. 신형 스타렉스는 매끈했다. 탐이 났다.


스타렉스 차량은 소안면 곳곳에서 문을 열었다. 사람이 내리면 따라 내렸다. 내려서 듣고 이해했다. 설명했다.

소안면 이야기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잘 마무리 해볼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


이야기가 끝나는 시간이 마침 배 시간과 맞았다. 면에서 차량에 사람을 실어서 소안항에 떨어뜨렸다.

차량에서 내린 사람들은 운이 좋다, 기분이 좋다, 하면서 표를 끊고 배에 올랐다.


멍을 때리다가 "아직도 출발 안 했어요?" 말했고 아영 씨는 이미 다른 섬에 온 거라고 했다.

결국 완도 화흥포항에 도착했고 나는 마지막에 내렸다. 자려고 했는데 못 잤고 그래서 피곤하기보다 귀찮았다.


느긋하게 내렸다. 아영 씨는 가야 할 곳이 있다고 했다.

동우 씨가 소개해준 곳이라고 했다. 역시, 안개까지 예쁜 그런 곳이었다.


먹을 곳을 찾고 망설이고 하다가 결국 못 찾았다. 그냥 아무거나 두륜산 그 근처에서 먹을 걸 그랬다.

목포 하당까지 와서 아주 몹시 정말 맛이 없는 갈비찜을 먹었다. 먹으면서 나는 누구인가, 또 여긴 어디인가 몇 번을 생각했다.


먹은 게 형편이 없고 화가 나서 맥도날드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 버거를 다시 주문해서 먹었다.

혼자 먹진 않았다. 용호 씨, 동우 씨 것도 구입해서 함께 먹었다.


할 일이 밀려서 할 일을 하다가 사람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 했다. 마음이 불안해서 인사를 못 했는데 더 기분 좋게 인사할 걸 그랬다.

소안도에 노트북 충전기를 안 챙겨서 갔는데 그게- 전원이 부족할까- 그게 불안해서 결국 노트북을 켜지 않았다는 놀라운 일이 있었다.

그래서 일이 더 밀렸다. 아 윗줄은 그냥 헛소리가 하고 싶었는데 실패해서 덜 헛소리가 됐다.


무언가 하다가 벌써 이 시간이 됐다.

했는데 한 게 없는 기분이 들어서 나는 누구인가 또 여긴 어디인가 생각했다.

이게 다 맛이 없는 갈비찜을 먹어서 그렇다. 다신 안 가야지.


이런 일정으로 우리는 지내고 있다. 정리하고 자야겠다.

일찍 일어나야지, 하면서 나는 또 늦게 일어나겠지. 사람이 변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일찍 일어나야지.



며칠 전 짐을 싣고 서울 다녀오던 길, 별별 생각으로 긴 거리가 짧았다. 그냥 다시 그 생각이 났다.

사람을 보내더라도 잃지는 말아야지, 그래야지 생각하는 어느 밤이 벌써 거의 다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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