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2022년 4월 25일 월요일 / 하루에 이만보 걸은 경주 여행기 2

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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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좀 울겠습니다
아니 거의 다 썼는데 실수로 뒤로 가기 눌러서 다 날아간...아...
다이어리에 작성전 저장 기능 만들어주세요....제발요.....




4월 10일 일요일 (둘째날)


2일 1번째 일정 - 황리단길 향미사

2일차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신속히 씻고 옷 갈아입고 황리단길로 오게 된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전날 밤에 경주에서 유명하다던 카페 향미사의 존재를 알아버렸기 때문이죠 이곳은 원두부터 직접 고를 수 있어 오픈 시간에 맞춰 가지 않으면 자리에 앉기 힘들단 후기를 보곤 오픈시간인 11시에 맞춰 후다닥 달려갔습니다 후후...덕분에 맞은편 통창으로 한옥st건물과 파란하늘, 원두를 내리는 모습을 직관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명당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얏호


커피만 마시기 아쉬워서 티라미슈도 주문했는데 와우 여기 티라미슈 맛집입니다....진짜 최고의 티라미슈....와

제가 고른 원두는 과테말라에서 온 <로스 리리오스>입니다 카드에 적혀있듯 청사과,캐슈넛,말린자두 맛이 가미된
산미가 비교적 덜하고 가벼운 타입이며, 드립커피를 마시고 싶은 주제에 신 건 잘 못 먹는 제가 직원 분께 추천받은 원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도 잘 마셨어요! 차게 먹는 게 더 좋을 듯한 청량함도 있구요! 굿 


이미 공장공장에도 하나 보내드렸지만 향미사는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하니
다른 맛이 궁금하시다면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일 2번째 일정 - 대릉원/천마총

허리가 꼿꼿한 까치(부럽다)

향미사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쭉 직진하면 대릉원입구가 나옵니다
대릉원에는 천마총도 있고 다른 왕릉도 있고 조경이 잘 된 산책코스도 있지만 일반인들에겐 포토존으로 유명한
그 목련나무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쩐지 다들 고분 사이에 줄 서 있더라...
여튼 경주에 왔으니 천마총을 보러 가줍니다


정말 감탄밖에 안 나오는 기술력.... 우와 예쁘다를 넘어선 어떤...장인 정신의 기술 집약체를 보고있자니 속으로 '미쳤네...'말곤 다른 감상이 안 떠오르더군요... 이런 멋진 걸 보면서 그런 생각만 해도 되는 걸까? 신라인들의 기술력과 미감....놀랍습니다...오늘도 후손은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반성하고 갑니다...


이름부터 천마총이라 그런지 유독 말과 관련된 유물이 많았습니다
특히 첫번째 사진의 판자...그냥 판자가 아니고 말 허리에 덧대는 덮개랍니다...아니 아무리 사치품이라지만 저런 걸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말에 2개씩 달았을 거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물론 그 외에 다른 것들도 만만치 않았지만...


천마총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유리잔 유물
현대인인 저의 눈에도 너무나 익숙하고 세련된 디자인이라 깜짝 놀랐습니다...지금도 빈티지한 어느 레스토랑에선 이런 컵에 찬물 따라 줄 것 같은데....클래식은 영원하다지만 이게 신라시대부터 적용되는 줄은....멋지다....저 컵은 터키와 서아시아에서도 출토되고 있어 과거 신라가 서역과 교류했단 증거이기도 하다는 군요 오호


천마총을 다 보고 나오면 이렇게 기상천외하게 생긴 나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기상천외하다곤 했지만 전 맘에 들어요 나중에 제 노년에는 마당있는 집을 지어서...그 마당에 저런 나무를 심어두고 싶습니다...


대릉원 사이사이를 잇는 산책길을 걷다보면 형광색에 가까운 새 잎들과 팝콘 터지듯 만개한 봄꽃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시간 쯤엔 날이 진짜 너무 더워서(이날 최고기온 28도) 봄이 아니라 여름이 온 거 아닐까 싶더군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경주에서 실감하는 순간....그치만 꽃들은 예뻤습니다....





2일 3번째 일정 - 다시 황리단길 / 점심 

고소한 볶은 버섯들                                                                          더위 먹은 길냥이 ㅠㅠ

날이 살인적으로 더워지자 아무 가게나 들어가고 싶어졌던 저는 황리단길 골목 초입에 있던 아무 식당에 들어가 버섯 리조또를 먹었습니다 근데 큰 기대 안 한 것 치곤 맛있었습니다! 버섯양도 엄청 많고 고소하고 감칠맛이 진하게 나는...크림을 별로 안 좋아하는 저도 싹싹 긁어먹었으니 꽤나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념념




2일 4번째 일정 - 경주국립박물관

사실상 2일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곳, 경주국립박물관입니다
원래 식물원도 좋아하고 박물관 보는 것도 좋아해서 여행 코스에 넣은거지만 천년의 역사 신라 유물을 경주보다 더 잘 보여주는 곳이 또 있을까요 한번쯤 와보고 싶었던 곳이기에 이번에도 (처음엔)신나서 눈누난나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경주박물관...꽤 부지가 넓고 건물도 많더군요 신라관, 신라미술관, 특별전시관, 월지관 등등...하루에 다 보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습니다....


금속 호랑이와 철...철 도끼..?                                                   저 모래알갱이 같은 것이 다 구슬입니다...실을 꿰는 구슬...(무서움)

메인 박물관에선 신라가 등장하기 전 구석기 시대부터 이 땅에 어떤 유물이 발견되었는지 보여줍니다 마치 한국사 교과서를 펴면 구석기부터 청동기까진 자신있게 공부하던 어릴 적 모습이 떠올라 추억에 잠기는 건 덤....후후....경주가 땅만 파면 유물이 나오기로 유명한 곳이라지만 국가가 등장하기 전 유물들도 이렇게 많이 나왔는진 몰랐어요 확실히 국립박물관 타이틀은 아무나 다는 게 아닌가 봅니다...


신라를 대표하는 유물이라 한다면 역시 불상과 금관인 것 같아요 특히 금관은 막연히 한 가지 디자인만 있지 않을까 했는데 큰 틀만 같고 신라의 전성기로 갈수록 점점 화려해지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어느 나라든 초창기에서 후반기로 갈수록 단순한 형태도 더 복잡해지고 화려해지나 봅니다 아니 근데 아무리 그래도 저런 귀걸이는 누가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아니 물론 생각은 할 순 있는데...저걸 어떻게 만들지...(갑자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후손 디자이너)


경주국립박물관 안에서도 신라미술관은 유물도 유물이지만 이렇게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예술입니다...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 천창까지 닿은 창 밖으로 보이는데...고즈넉하고 심신이 평화로워지는 느낌...불상이 많이 전시된 신라미술관이라 그런지 정말 번뇌가 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비록 불상 앞에서가 아니고 의자에서 했지만) 보다보면 은근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나중에 꼭 노년에 마당 있는 집을 지어서 마당에 이런 풍경을(생략)


황룡사 9층 목탑이 현대에도 남아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무래도 불에 잘 타는 목탑 특성상, 전란이 많은 한반도에서 현대까지 남아있긴 힘들었겠지만...그래도 만약에 현대에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있었다면 불국사와 석굴암,첨성대 보다도 경주를 대표하는 명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일단 9층 목탑이란 것 부터가 엄청나기에....우리는 평생 저것의 실물을 알 수 없단 것이 아쉽네요 


그 외에 월지관에도 가봤지만 이쯤되니 발이 너무 아파서 도무지 더 걸을 수가 없더라고요...그래서 설렁설렁 후딱 보는 바람에 사진도 얼마 없습니다...위의 기와사진은 '어떻게 저런 것 까지 무늬를 다 다르게 넣을 생각을 했나...'감탄스러워서 찍었고요 오른쪽 사진은 그 유명한 성덕대왕신종입니다 특정 시간대에 스피커로 종 소리를 들려주는데 운이 좋아 마침 들을 수 있었던 후후 정말 아름답더군요...



2일 5번째 일정 - 어라 또 황리단길

제가 원래 1일차가 아니라 2일차에 황리단길을 가려고 계획했었다고 했던가요...그 계획을 지켜보고자 다시 돌아오긴 했는데 박물관을 다녀오고 나니 발이 죽지 못해 살아있는 수준으로 넝마가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아까도 점심만 먹고 떠났듯 저녁만 먹고 황남빵 사서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으흑흑 그래도 경주에서 볼 건 다 봤으니까 만족스럽습니다 미리 찾아봐둔 마제소바집도 맛있었고요 념념 


이곳은 어제 그림자놀이하며 쌩쇼를 한 고분이 있는 곳입니다
어제는 해질 무렵에 봤지만 조금 더 밝을 때 와서 보니 탁 트인 것이...정말 좋네요....시야가 환해지는 느낌.....


하지만 시야가 확 트이던지 말던지 발이 아파 죽어가는 저는 어떻게 잘 황남빵을 사서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후후~
이렇게 여행의 마지막 밤도 가는 군요 




4월 11일 월요일 (마지막날)



이 날 일정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전날 밤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불국사를 한번 더 다녀올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지만....어림도 없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바로 단념되더군요... 일찍 인천에 있는 우리집에 누워 여행에서 쌓인 35000보의 피로를 풀고만 싶어졌기에...이렇게 냅다 인천으로 올라갑니다! 혼자서 한 첫 여행! 알차고 즐거웠다! 다음에 또 어디를 혼자서 가볼까나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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