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2일 월요일 - 나를 행복하게 하는 사람

moto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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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길에 동료와 이야기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행복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애를 쓰며 살아가는 대부분의 이유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하기 위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고 (찰나일지라도) 행복감을 누리기 위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하할 일을 돈에 구애받지 않고 축하하며 행복을 나누기 위해

일주일의 대부분을 애쓰며 일하고 있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하는 건 아니지만 일을 하면 돈을 받고 우리는 그것으로 각자 나름의 행복을 채운다.


내가 커리어를 전환한 것도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나의 강점과 재능과 관심사를 모두 활용해서 일해보고 싶기 때문에, 나답게 일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에 

세상의 기준으로 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길에 들어서기로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쫓기는 기분이 드는 걸까?

주어진 시간을 누리지 못하고 다그치기에 급급할까?

한 박자 쉰다고 잘못되는 건 없는데 왜 늘 한 박자 더 빨리 나아가려 애쓰고 있을까?


어쩌면 더 잘 해내고 싶고,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싶고,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시야를 좁히고 마음을 얼어붙게 하는 것도 같다.

마치 '빠르게 가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정답인 마냥 그저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했던 것은 아닌지.



*

오랜만에 휴가를 내고 집에 갔고, 머리카락도 잘랐다. 미용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저 문구를 보았다.

 

"You can make your life happier!"


그 순간 약간 운명 비슷한 것을 느꼈다고 하면 좀 과할까. 

찰나의 순간에 며칠 전에 동료와 나누었던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고, 

나는 자신의 행복을 무척이나 등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으며, 

나를 행복하게 해줄 사람은 다름 아닌 나라는 진리에 도달했으니 약간 과장해서 운명적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자신의 행복을 등한시하지 않기로 막연하게 다짐했다.

앞서가기 위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시간에 오롯이 집중하고 그 순간을 행복하게 만들어보겠다고 말이다.


다짐한다고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마음 깊이 기억하고 싶다. 

나를 행복하게 할 사람은,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 사람은 바로 나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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