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6일 수요일 - 기록의 이유

moto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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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일상을 매일 블로그에 기록하는 지하철 택배기사님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에 힘든 일이 있었는데 그 일 때문에 기억이 소실되었다고, 그래서 기록을 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매일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 이유가 떠올랐다. 


나도 인생의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가 있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 출구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인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그런 긴 터널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에 끝이 있다는 말은 진리였다. 나는 우여곡절 끝에 터널을 빠져나왔다. 

드디어 이 터널을 탈출하다니! 감격스러웠다. 

그러나 곧 일상을 살아가느라 그 감격과 기억은 퇴색되었다.


그러다 또 다른 터널 앞에 섰을 때 이런 의문이 들었다.

지난 번 터널은 어떻게 빠져나왔더라?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고통스러웠던 감각만 남아 있었다. 

그때부터 결심했다. 

나의 일상을 고스란히 기록해서 언젠가 또 터널을 마주할 때 어떻게 탈출했는지 참고하자고. 


매일을 기록하고 있다. 

하루를 시간 단위로 시계부에 기록하고, 시계부를 보고 에버노트에 일기를 쓴다. 

이 기록이 언젠가 넘어질 나를 다시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일상을 기록합니다. 

기록을 통해 더 나은 일상을 상상합니다.'


0장0장 웹사이트 다이어리 페이지에 쓰여 있는 문구를 보며 

왜 일상을 기록해야 하는지, 기록이 어떻게 더 나은 일상을 상상하게 하는지 생각했다.

기록을 통해 일상을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감각적으로 잘못 해석한 사실을 바로잡고, 

훗날의 내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두는 것. 

매일 매일은 작은 조각이지만, 삐뚤빼뚤하고 제각각이지만, 

이 조각들이 모여 나라는 그림을 완성해가는 것을 직감하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일상을 상상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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