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되기로 마음 먹기까지
말도 안 되는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되기로 마음먹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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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공장

EMPTY PUBLIC SPACE

空場共場

빈 공간, 함께 하는 공간

따로 또 같이

실험주의자 양성

말도 안 되지만

해보고 싶은 일을 계속하는

실험주의자들을 위한 공장공장

공장공장의 목표는 ‘따로 또 같이’를 실현하면서 말도 안 되지만 해보고 싶은 일을 계속 하는 실험주의자들을 양성하는 것에 있어요. 공장공장은 불안한 시기에 불안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졌어요.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일상을 살아야 하는지, 왜 불안한지 이유를 찾는 과정을 우리는 비우고 함께 채우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의미로 '공장공장'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개인이 바라는 가치는 지키면서 사회적인 성취는 함께 이루는 방향, 다소 부족하더라도 일과 여가에 균형을 이루는 삶을 지향하고자 해요. 누군가 순수한 가치를 보고 노동, 마음을 주면 그 일에는 그 누군가에 대한 이해도 있고 마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잘못이 있으면 긴 시간이 걸려도 회복되는 가치와 노력이 있어야 하고요. 사람이라면 계속 실수를 하겠지만 그렇다고 당연한 건 없으니까요.


동료들이 서로 더 배울 일이 없다고 말한다면 독립하도록 지원하는 것 역시 함께 하게 될 동료에게 지키고 싶은 약속이에요. 더 나은 일, 더 나은 공간을 찾는다면 계속 믿고 지원하려고 합니다.

실패는 존재해요. 대신 사람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람을 얻고 지키면 그 다음, 다시 다음에는 딛고 일어설 것을 믿습니다.


일, 공간은 이런 의미예요.  지친 사람이 오면 기운을 얻고 아픈 사람이 오면 함께 아픔을 나누고 사람들이 모이면 술 아닌 이야기만으로 밤을 새우고 고민을 덜어내고 또 함께 꿈을 그리는 공간. 

조금 더 알거나 조금 모른다고 누구도 서로를 구분하지 않고 단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존중하고 의지하고 마음을 터놓고 사회에서 만날 수 없는 그런 인연으로 얽힌 조직을 바라고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쉽지 않을 것이고 사회는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으리란 것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회에서 귀 기울이지 않는 이야기, 꿈 그 무엇이라도 서로 믿고 응원하는 일, 공간을 생각했습니다. 그런 일, 공간은 없겠죠. 함께 일을 한다는 게 그런 가치를 포함할 순 없겠죠. 어쩌면 사회에 계속 머물면서 사람 개개인이 가진 가치를 이해하기보다 돈으로 사람 가치 매기길 습관처럼 반복하다보니 그럴 수 없다는 현실을 이해해야 할 어떤 의무가 모르는 사이에 생겼을 수 있겠어요.


아직 말이에요. 우리는 그러고 싶지 않아요. 긴 시간 돈을 벌고 사람을 모으고 공간을 가꿨지만 아직 그러고 싶진 않아요. 그 구조와 논리 대신 사람, 꿈, 가치를 믿겠어요. 어느 최소 수익을 내고 지속 가능한 방향을 제안할 수 있다면 말이에요.


결국 먹고 살 수 있어요. 

어느 최소 수익을 낼 수 있어요. 계속 수익을 냈어요. 

그 구조와 논리에 편승하지 않아도 수익을 얻을 수 있었어요.


일을 함께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과연 서로를 믿을 수 있을까요? 


최소한, 적어도 계약서를 작성할 때 맺는 그 동의처럼 서로 계약을 이해하고 지킬 것과 지키지 않을 것을 겨루면서 지내면 좋겠어요.


결론이에요. 사람과 일이 만나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요? 쉽지 않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게요.

미리 경험하고 해오던 시간을 핑계로 어쩔 수 없다, 당연하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Founder Story

지난 밤이었어요. ‘동업 계약서’라는 낯선 문서에 도장을 찍었어요.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반대 편에는 홍동우 씨가 앉았어요.


지난 2011년 서로 처음 만났어요. 스쿠터를 대여하는 사이였죠. 반납과 함께 멀어졌어요. 2014년 어느 기업 홍보팀을 사직하고 길 위에서 책을 파는 전국일주 여행을 했는데요. 그 여행이 끝나고 서촌에서 전시를 하나 열었어요. 그때 다시 만났어요. ‘목욕탕 옆 인간극장’이란 이름으로 인터뷰를 했어요. 그는 먹고 살기 위한 최소한을 넘어선 것에 욕심 부리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이상한 느낌이 좋아서, 재밌는 일을 해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함께 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는 동의했어요.


전시를 끝내고 보광동 낡은 사무실에 앉았어요. 재밌었어요. 화이트보드에 생각을 적고 벽지를 긁고 공사를 했어요. 카페 공장공장을 만들었어요. 전국일주 여행사 익스퍼루트를 기획하고 열었어요. 


여의도에서 맥주를 팔고 종로, 광화문, 청계천에서 마카다미아를 팔았어요. 아쉽지만 2015년 1월을 끝으로 일은 함께 하지 않았어요. 대신 긴 시간 인연을 이어왔죠.


그는 그대로 나는 나름대로 일을 찾아 헤맸어요. 그는 '익스퍼루트'를 배경으로 여행을 만들고 사람을 모았어요. 나는 나름대로 제주에서 쓰레기를 담는 통 '메아리'를 팔고, 여행 모임 플랫폼 '여행대학'을 만들고, IT 기업에서 '아임웹'이란 브랜드를 기획했어요.


2016년 11월 30일 밤, 숙대입구역 앞 스타벅스였어요. 다시 함께 일을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처음엔 '한량'이란 소재로 의견을 모으고 곧 '한량유치원'이란 이름을 붙였어요. 49일짜리 실험을 하기로 했어요.


제주에서 ‘널브러져도 괜찮다’, '장래희망은 한량입니다' 카피를 걸고 한 달 살이, 게스트하우스, 제주 한 바퀴 여행을 만드는 실험이었어요. 돈을 벌면서 오래 갈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싶었어요. 방향을 잃고 계속 바닥만 팔 순 없으니까요. 그렇게 2월 28일, 실험은 끝났어요. 결과는 좋았어요. 사람들이 계속 모였고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쏟아졌어요. 방향을 찾았죠.


실험이 끝난 후 '이제 다음은'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한참 했어요. 계속 함께 할지, 한다면 무엇을 할지 고민했어요. 결국 함께 해도 좋겠다는 의견을 모았어요. '브랜드'를 함께 만들고 서로 믿기로 했어요. 에그모토, 공장공장, 익스퍼루트, 메아리 울려 제주, 여행대학, 목욕탕, 한량유치원에 걸친 이야기는 이제 다음을 향할 예정이에요.


서로 어려운 상황인데요. 그래서 오히려 함께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제 돈을 벌 이유도 있고 함께 일을 하지 않던 2년이란 시간 동안 서로 더 배웠고 단단해졌거든요. 그는 이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나는 생각하는 일을 생각처럼 만들 수 있게 됐어요.


2017년 3월 19일, 박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