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수제맥주를 팔다 - ep.7 in jeju

김용호
2017-12-19
조회수 3571

Ep.7 친봉산장에  가다


2017 . 12 . 13


펍을 준비하면서 무엇을 팔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이름에 대해 고민도 했었어요 

그렇게 고민을 하다 보니 '수제 맥주와 피시 앤 칩스를 팔아야지' 생각을 하고요

제2막이라는 이름으로 펍을 만들자 결정도 했어요 

 이름이 정해지고 무엇을 팔지도 결정하고 나니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에 대한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준비하면서 이야기 나왔던, 또 생각했었던 곳을 직접 보고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곧바로 제주도행 티켓을 끊고 제주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어요 

그렇게 보고 듣고 경험하고 온 제주도 기억들을 들려드릴게요


제주도 구좌읍에 있는 친봉산장에 다녀왔어요


제주도 구좌읍, 바다가 보이지 않는 제주도 안쪽에 친봉산장이라고 하는 카페가 있어요 

생긴 지는 10개월 정도 되었다고 해요 

과거 마구간으로 사용했던 오래된 건물을 지금의 사장님이 직접 인테리어하고 만들었다고 해요 

벽난로와 화덕 난로가 있어요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보고 싶었어요)


왕복 2차선 좁은 길을 한참 달리다가 골목 쪽으로 이렇게 친봉산장이 보여요 옛날 마구간 건물이라 그런지 오래된 느낌이 그대로였어요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사장님이 마침 벽난로 청소를 하고 계셨어요 

원래 12시에 오픈인데 제가 한 시간 일찍 갔거든요 (인터넷에 11시 오픈이라고 나와 있어서...)

벽난로 청소는 2달에 한 번 정도 한다고 하세요 

저는 운이 좋았는지 마침 그 한 번인 날에 가게 되었어요 그래서 청소하는 모습도 직접 보게 됐어요

사장님이 청소를 하시는 동안 저는 가게를 구경했어요

여기가 사장님이 가장 오래 계시고 모든 메뉴가 만들어지는 오픈 키친이에요

바 형식으로 되어 있는 곳에서 메뉴를 만드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친봉산장의 시그니쳐 메뉴는 아이리쉬 커피와 비프스튜에요 

저는 아이리쉬 커피를 주문해서 맛을 봤어요 

가게를 들어가자마자 오픈 키친을 지나 오른쪽을 보면 이렇게 볏짐으로 의자를 만들어두고 오크통을 잘라서 테이블을 만들어 둔 곳이 있어요 

이걸 딱 보는 순간 아 오래된 농장 느낌이 나더라고요

중간에는 이렇게 볏짐으로 디자인을 해놓은 것도 있었어요 

이렇게 테이블을 길게 만들어서 여러 명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있고요 (펍에 두면 어떨까 생각하던 중이라 좋았어요)

벽을 바라보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바 공간도 있었어요 (이 부분도 생각하고 있어요)

구석에는 정리했지만 정리되지 않은 듯한 따뜻한 느낌의 소품들도 있었고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서 트리도 있고, 오래된 오토바이도 있었어요

벽면은 원래 시멘트벽인데 이러게 나무를 붙여서 오래된 느낌을 주셨고요

그 나무 벽에 공구들도 걸어두셔서 산장느낌이 확 오더라고요

천정과 등도 옛 느낌이 있고요

어두워지면 초를 많이 켜 두신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테이블 곳곳에 이렇게 촛농이 이쁘게 녹아내린 초들이 많이 있었어요

벽면과 곳곳에 오래된 랜턴들도 많았는데요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랜턴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나 얻고 싶었어요 ㅜㅜ)

소파도 엄청 오래 됐다고 하시면서... 루이 14세가 쓰던 소파라고 하셨는데 이 부분은 장난이신 거 같아요

화장실은 이렇게 별도로 나무로 만드셨고요, 그리고 화장실 위에 있는 침대가 바로 사장님이 주무시는 곳이라고 하세요 

소파 뒤에도 이렇게 누울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가끔은 화덕 난로를 피우고 여기서 주무실 때도 있다고 하세요 

한참을 구경하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청소가 끝났다며 벽난로에 불을 피워주셨어요 

그리고 바로 화덕 난로에도 불을 피워주셨어요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벽난로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을 알고 계시고 친봉산장에 있는 두 개의 난로도 직접 만드신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벽난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관리하기 힘든 부분과 만들 때 필요한 부분들을 알려주셨어요

30분에 한 번씩 장작을 넣어야 불이 꺼지지 않고 지속된다는 점도 일러주셨고요 

혹여 나중에 펍을 할 때 벽난로를 만들 계획이 있다면 연락 달라고 하셨어요 직접 시공을 해주신다고... 감사하게도요 ㅜㅜ

이렇게 친절하신 사장님과 두 마리의 강아지가 함께 친봉산장에서 지내고 있었어요 

커피를 다 마시고 나니 사장님께서 친봉산장을 처음 준비할 때의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가장 중요한 건 남의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지금도 친봉산장을 찾아오는 많은 손님 또는 지인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신대요 

'이런 거 해보면 어때?', '저런 거 하면 잘된다더라', '여기 이렇게 하는 게 더 이쁘지 않아요?' 등등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분명 주위에서 조언이나 충고들이 많이 들어오기 마련이니까요 

사장님은 소신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하셨어요 (감사해요 사장님)

여기까지 친봉산장 이야기였어요

아 한가지 목요일은 왠지 쉬신다고 하셔요 참고하세요 

아 그리고 강아지들은 사료만 먹는다네요 ㅎㅎㅎ



친봉산장

주소 :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1389-4

영업시간 : 오픈 12시 / 마감 22시

전화번호 : 010-5759-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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