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한겨레21 - 괜찮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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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또는 채널명: 한겨레21

날짜: 2018년 12월 2일

본문 보기: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46266.html


국도 1번이 시작되는 길, 전라남도 목포 영산로. 야트막한 유달산 아래 일본식 가옥과 상가들이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가장 번성했던 이곳은 이제 쇠락한 구도심이다. 이곳에 낡은 나무 간판에 ‘로라’라고 쓰인 3층 건물이 있다. 1970년대 목포 청춘들의 메카였던 경양식집이다. 수년간 빈집으로 방치된 이곳에 청년들이 모이고 있다.


(중략)



“내 재능이 쓸모 없다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응원해줘요”


괜찮아 마을 청년들은 함께 생활하며 공동체적 삶을 알아간다. 같이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고 밥을 먹는다. 일과를 이야기한다. “밥 먹었어요?” “오늘 어땠어요?” 날마다 작은 안부 인사도 잊지 않는다. ‘○○씨’ ‘○○님’이라 부르며 존댓말을 쓴다. 퇴사한 뒤 불안하고 막막한 시간을 보냈던 소연진(29)씨는 “여기 와서 다시 움직이고 싶어졌다” 한다. “‘밥 먹었니?’ ‘오늘 저녁에 뭐 할 거야?’ ‘어떤 고민이 있어?’라고 물어주는 친구들이 있어요. 이곳에는 일상의 사소함을 나누는 문화가 있어요. 그게 날 움직이게 한 것 같아요.”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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