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예술경영 - 당장 사라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청년들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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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웹진 예술경영

날짜: 2020년 1월 9일

본문 보기: http://www.gokams.or.kr/webzine/wNew/column/column_view.asp?idx=2302&page=1&c_idx=82&searchString=&c_idx_2


저와 동료들은 전라남도 목포에서 ‘괜찮아마을’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제 와 고백하자면, 마을을 만들고 있는 우리도 그리 괜찮은 청년들은 아니었나 봅니다. 

서울에서의 삶. 우스갯소리로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는 그 사회에서, 우리가 숨을 쉬는 것도 매우 가뿐 일이었거든요. 그 숨을 쉬기 위해 우리는 하루의 거의 모든 일상을 일에 바쳐야 했습니다. 그 일자리마저 좀처럼 구하기가 어려워, 갈수록 우리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져만 갔고요. 끔찍하게도 버티는 삶 속에서, 우리는 힘이 들어도 힘들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월 주거비 60만 원, 식비 70만 원, 통신비와 각종 공과금 20만 원, 교통비 15만 원. 현대사회에서 청년으로 우리가 응당 누려야 할 최소한의 지출이 165만 원을 넘어갑니다. 숨쉬기 위해 우리는 하루 8시간 노동을 해야 하지만, 수중에는 약 14만 원이 남네요.1) 입고 싶은 옷을 사 입거나, 반가운 친구를 만나 맥주 한 잔 나누거나, 지친 마음 달랠 영화 한 편을 보는 것까지 바라지 않아도, 밀린 학자금 대출을 갚고 부모님에게 용돈을 보내드리기 위해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추가 노동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그것을 얻을 수가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우리가 내내 결핍을 느끼는 이유는 오롯이 자신에게 바쳐야 할 저녁 시간마저 잊고, 타인이 바라는 일을 쳇바퀴처럼 반복해야 하는 자신의 삶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 아닐까요? 어쩌면 일상이 없는 인생에서 도전과 창의는 사치가 아니었을까요?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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